한 차례 탐사 실패로 좌초 위기에 놓였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이 영국 에너지 기업 BP를 파트너로 확보하며 재추진 국면에 들어섰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부도 사업 지속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산업부와 협의를 거쳐 지난달 BP를 동해 심해 가스전 공동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현재 양측은 세부 계약 조건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2024년 시추 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웨스트카펠라호의 모습./한국석유공사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은 포항 동쪽 해역의 동해 8광구와 6-1광구 일대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탐사·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윤석열 정부 시절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사업은 첫 탐사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석유공사는 2024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1차 탐사 시추를 진행했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만한 유의미한 매장량을 확인하지 못했다. 약 1000억원이 투입된 첫 시추가 사실상 실패로 평가되면서 사업 지속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커졌다.

이에 석유공사는 2차 탐사부터는 해외 기업과 위험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국제 입찰에 나섰다. 입찰에는 BP와 엑손모빌 등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BP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이후 정권 교체 과정에서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되며 최종 결정이 미뤄졌다. 일각에서는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안보가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오르자 정부가 사업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BP 참여가 확정될 경우 향후 추가 탐사와 개발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