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329180)에 대한 방위사업청(방사청)의 추가 보안 감점 조치에 대해 법원이 적법하다고 5일 판단했다.
방산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이날 오후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을 상대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추가 감점을 금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사건을 기각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임직원 9명은 2013년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설계도 등 해군 기밀 자료 12건을 불법으로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했다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8명은 2022년, 1명은 2023년 유죄가 확정됐다. 예규상 보안 감점은 형 확정일을 기준으로 3년 간 적용된다.
당초 방사청은 두 판결을 한 사건으로 보고 1.8점 감점을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 9월 내부 검토를 거쳐 별도 사안으로 봐야 한다며 보고 올해 12월까지 1.2점 감점을 추가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정감사 등에서 논란이 되자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던 방사청은 지난 2일 심문 기일에서 HD현대중공업에 감점을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의 이 같은 조치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가처분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결정문에서 "채무자(방사청)가 형 확정 감점을 하는 것이 명백히 부당하다거나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8명에 대한 판결과 1명에 대한 판결은 행위의 주체, 일시 방법, 탐지, 수집이 된 군사 기밀의 내용이 상이하다"며 "별개의 형사 사건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채무자(방사청)는 1명 판결의 확정일부터 3년 동안 감점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보안 감점 적용 및 평가 절차의 적법성과 공정성이 인정된 결과"라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업관리를 위해 관련 규정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KDDX는 선체와 전투 체계, 대형 통합 마스트 등 주요 구성품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국내 함정 사업 중 처음으로 통합 전기식 추진 체계를 적용하는 고난도 사업으로 꼽힌다. 총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t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KDDX는 기본 설계까지 완료됐으며, 향후 상세 설계,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KDDX 개념 설계는 201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맡았고, 이후 기본 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해 수행했다. 당초 2023년 12월 기본 설계 완료 후 2024년부터 상세 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업이 2년가량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