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오른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오는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황 CEO가 시구를 하고, 박 회장이 시타를 맡는다고 4일 밝혔다.
황 CEO는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뜻하는 등번호 93번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 한국 야구팬들에게 인사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인 1896년을 의미하는 등번호 96번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선다.
이번 행사는 황 CEO 측이 한국 프로야구를 관람하고 싶다는 뜻을 두산 측에 전달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202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홈경기와 대만 프로야구리그에서 시구한 바 있다. 박 회장도 고려대 재학 시절 야구 동아리에서 2루수로 활동할 만큼 야구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CEO가 두산베어스 홈경기 시구에 나서면서 잠실야구장에서는 두산 구단주인 박 회장과의 만남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양측은 구장 내 별도 공간에서 로보틱스와 피지컬AI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김도원 두산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두산과 엔비디아 임직원도 동행한다. 황 CEO는 시구를 마친 뒤 엔비디아 임직원과 함께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두산은 그간 협력 관계를 넓혀왔다. ㈜두산 전자BG(비즈니스그룹)는 엔비디아에 AI 가속기 핵심 소재인 하이엔드 동박적층판(CCL)을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두산에너빌리티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전 설비에 쓰이는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은 미국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협력 논의는 로보틱스와 피지컬AI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 로봇을, 두산밥캣은 건설기계를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로 피지컬AI 적용 가능성이 큰 사업군으로 꼽힌다. 황 CEO도 지난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국 기업들과의 만찬 행사에서 "한국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분야로 로보틱스를 꼽았다.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는 지난 4월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를 찾아 김민표 대표와 피지컬AI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회사는 두산로보틱스가 개발 중인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AI가 사람 개입 없이 작업 목표를 이해하고 실행 순서를 판단하는 체계)와 엔비디아의 AI·로보틱스 시뮬레이션·학습 인프라를 연계해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로봇 실행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 기반의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선보이고, 2028년에는 산업용 휴머노이드를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