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한국을 찾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로봇 업계 관계자들을 만난다. 그는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을 실제 제품 개발에 적용하고 있는 스타트업, 연구진 등과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오는 8일 국내에서 갖는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엔비디아와 협력해 온 국내 로봇·AI 스타트업 대표, 로봇·피지컬 AI 연구진, 협력사 관계자들을 초청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다.
황 CEO가 국내에서 로봇 스타트업과 학계 인물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는 엔비디아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과 로봇·차세대 통신망 AI 연구진, 엔비디아 기술을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해온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에이로봇, 엔닷라이트, 리얼월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엔비디아가 자사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중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별해 지원하는 '인셉션 그랜드 챌린지'에 선정된 회사다.
에이로봇은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에 엔비디아의 로봇용 AI 컴퓨터와 가상 훈련 플랫폼을 적용해 조선·건설 현장용 휴머노이드를 개발 중이다. 엔닷라이트는 엔비디아 시뮬레이션 플랫폼으로 로봇 학습용 3D 합성 데이터를 만드는 기업으로, 최근 에이로봇과 제조 현장용 휴머노이드 개발 과제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리얼월드는 엔비디아 로봇 개발 플랫폼으로 제조·물류 현장용 로봇 제어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 밖에도 엔비디아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로봇·디지털 트윈 분야 스타트업 30여 곳의 대표가 참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별 대표 1명만 입장할 수 있다는 초청장을 받았다"며 "황 CEO가 국내 로봇 스타트업 대표들을 별도로 만나는 첫 자리인 만큼 기업들도 엔비디아 기술 활용 사례와 추가 협력 방안을 설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 KAIST AI·로보틱스 연구진, 연세대 AI-RAN 연구진 등 엔비디아와 로봇·피지컬 AI 분야에서 접점이 있는 연구자들이 초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등 로보틱스·제조 AI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하는 주요 기업 관계자들도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최근 한국 로봇 산업과의 협력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는 전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인 'GTC 2026'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우리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단순한 칩을 넘어 D램과 과학, 로보틱스, AI 팩토리 분야에서 이미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도 함께할 일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특히 로봇 산업을 한국과의 핵심 협력 분야로 꼽으며 "로보틱스는 한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분야로, 엔비디아가 한국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황 CEO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과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협력 논의가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지컬AI는 공장·조선소·물류센터 등 실제 현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능이 고도화되기 때문에 다양한 제조업 기반을 갖춘 한국은 엔비디아 입장에서 협력 여지가 큰 시장으로 꼽힌다. 한국은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조선·전자 등 제조업 기반이 다양해 피지컬AI 개발의 핵심인 현장 데이터를 만들고 검증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넓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의 경쟁력은 얼마나 다양한 제조 현장에서 데이터를 만들고 적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황 CEO가 이번 방한에서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과 학계까지 만나는 것은 한국을 AI 인프라 수요처를 넘어 피지컬 AI를 함께 구현할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