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하는 원유 중 미국산(産)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4월 사우디산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4개월째 봉쇄되면서 중동산 원유를 조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일 한국석유공사의 원유 수출입 통계를 보면 4월 기준 국내 원유 수입량(6449만8000배럴) 중 미국 원유 수입량은 약 26%인 1678만7000배럴로 단일 국가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원유 최대 수입국이었던 사우디에서 4월에 수입한 원유 수입량(1594만6000배럴)을 넘어선 수치다. 월별 집계에서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사우디산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동안 감소세였던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 2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후 3월 들어 수입량이 1720만9000배럴로 증가했다. 반대로 사우디에서 3월에 수입한 원유는 2504만2000배럴로 2월(2677만1000배럴)보다 줄었고 4월 들어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른 중동 국가에서 수입하는 원유도 감소하고 있다.쿠웨이트에서 4월에 수입한 원유는 9만7470배럴로 3월(351만5000배럴)보다 97% 넘게 급감했다. 카타르산 원유의 경우 지난 1월 446만4000배럴에서 2월과 3월에는 각각 168만7000배럴, 188만1000배럴로 줄었다. 4월에는 카타르산 원유 수입이 끊겼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자 국내 정유사들은 도입 단가가 중동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으로 눈을 돌렸다. 4월 기준 미국산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103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사우디산 단가는 배럴당 117달러, 아랍에미리트(UAE)산은 배럴당 121달러, 쿠웨이트산은 배럴당 156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정부가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할 경우 추가 운임을 보전해주기로 한 점도 미국산 원유 수입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산업통상부는 4월부터 비중동산 원유 도입 시 늘어난 운임 차액 환급 범위를 25%에서 전액으로 확대했다. 중동산 원유 수입에 어려움을 겪는 정유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목적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산은 물론 캐나다산 원유 수입량도 지난 3월 57만8000배럴에서 4월에는 167만6000배럴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