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인 SK가스(018670)와 E1(017940)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 LPG 트레이딩 사업에서 SK가스는 이익을 낸 반면 E1은 손실을 본 영향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국제 LPG 가격(CP) 급등분을 국내 판매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면서 나란히 손실을 봤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2% 증가한 2조6352억원, 영업이익은 101.7% 늘어난 2276억87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E1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줄어든 1조7084억원, 영업손실 1561억8870만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해외 LPG 트레이딩 실적에 따라 엇갈렸다. 트레이딩 사업은 지역 간 가격 차이, 수급 조절, 시차를 이용해 제3국과 거래하는 일종의 에너지 중계 무역을 뜻한다. 국내 LPG 시장의 한계가 뚜렷해지자, 두 회사는 해외 LPG 트레이딩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다.
SK가스는 지난해 하반기 쌓아둔 LPG 물량을 1분기에 거래해 이익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1분기 LPG 사업부 영업이익은 1623억원으로, 전년 동기(615억원) 대비 42% 뛰었다. SK가스의 1분기 LPG 판매량은 총 229만7000t(톤)이었는데, 이 중 해외 판매가 141만6000t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2.3% 뛰어 매출과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E1은 1분기 해외 LPG 트레이딩 사업에서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중동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물동량이 줄어 주요 거래가 막힌 영향이다. 1분기 전체 매출 중에서 해외 매출은 58%, 내수 매출은 42%를 차지했다.
다만 E1은 국제 LPG 가격과 현물 LPG 가격 간 차이를 헤지(위험 회피)하는 과정에서 파생상품 평가 이익이 반영돼 세전 이익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1분기 227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영업 외 이익이 더해지면서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512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SK가스, E1 모두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진 않았으나, 국내 판매에선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국제 LPG 가격, 원·달러 환율이 올랐으나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이를 국내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영향이다. 여기에 선박 운임, 보험료 상승까지 겹치면서 업계에서는 ㎏당 400~500원 수준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실제 인상 폭은 kg당 225원에 그쳤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2분기 실적은 1분기와 비슷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집계한 SK가스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277억원으로 나타났다. E1의 실적 추정치는 없다.
하반기 국내 LPG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국제 LPG 가격도 오르는데, 국내 LPG 가격은 국제 가격 인상분을 시차를 두고 반영한다. 향후 국제 유가가 떨어지더라도 한동안 국내 LPG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는 셈이다. LPG는 대표 서민 연료로 꼽혀 가격 인상 시 소비자 부담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수용 LPG의 경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면서 가격 인상분을 판매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실적엔 원가 부담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하반기는 전쟁 지속 여부와 국제 LPG 가격 변동성이 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