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 노선의 점유율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유류할증료가 최고 단계 수준으로 올랐지만, 업체들이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운임을 크게 낮추면서 항공권 가격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해진 상황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인천공항과 일본 주요 지역을 오가는 노선의 이용객을 대상으로 매주 주말(금~월요일) 운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인천~나리타 노선의 왕복 항공료는 주말 최저가를 기준으로 32만800원이 된다. 이는 전년 동기 항공료에 비해 약 11% 저렴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인천~오사카 노선 항공료는 28만1700원,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25만1300원으로 모두 지난해보다 5~10% 낮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유가가 크게 오르자 지난달부터 유류할증료를 큰 폭으로 인상한 바 있다. 일본 노선의 경우 인천~후쿠오카, 부산 오사카 등이 9달러에서 29달러로 올랐고,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등은 11달러에서 37달러로 급등했다.
이달부터 적용된 유류할증료 역시 상승세가 계속됐다. 인천~후쿠오카, 부산 오사카 노선 등은 52달러,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노선 등은 66달러까지 할증료가 올랐다. 3월과 비교하면 6배 가까운 수준으로 오른 셈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최근 2개월 간 유류할증료가 급등했지만, 일본 노선은 이전보다 운임을 더 큰 폭으로 할인했다"며 "이용객들이 최종 결제하는 항공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10일부터 국제선 노선을 대상으로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일본 노선에 대해 최대 10%의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탑승 기간은 여름 휴가와 추석 연휴 등으로 여행 수요가 많은 8월 18일부터 10월 24일까지로 정해졌다.
제주항공의 경우 최근 일본 노선을 대폭 증편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인천~나리타 노선은 이달부터 주 14회를 증편해 주 49회를 운항한다. 다음 달은 주 46회, 7월은 주 43회를 각각 운항할 예정이다.
인천~나고야 노선은 주 2회를 증편해 다음 달까지 주 16회, 7월은 주 3회를 추가 증편해 주 19회를 운항한다.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이달부터 주 7회를 증편해 주 35회, 다음 달은 주 40회, 7월에는 주 37회를 운항한다. 또 다음 달 11일부터 인천~고베 노선을 주 7회 운항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LCC들이 운임 할인 등을 통해 일본 노선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국내에서 여행 수요가 가장 많고 여러 대외적인 변수나 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을 덜 받으며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항로이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을 포함한 일부 LCC들이 취항하는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유류할증료 상승에 따른 항공료 부담이 커 항공사들이 운임 할인 등을 통해 대응하기가 어렵다. 또 비행 시간이 1~2시간 내외로 짧아 항공기 1대가 하루에 여러 번 왕복할 수 있어 기재 회전율이 높다는 점도 일본 노선의 장점으로 꼽힌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국제선 취항 노선을 거리에 따라 1군부터 7군까지 나눠 유류할증료를 적용한다. 일본 노선이 속한 1군의 경우 유류할증료가 4월 3만800원에서 이달 5만8600원으로 2만7800원 오르는데 그친 반면 미국과 유럽 노선이 속한 7군은 21만3900원에서 40만6900원으로 19만3000원 상승했다.
동남아 노선의 경우 미국, 유럽 등에 비해 항공료 부담은 덜하지만, 계절적 요인에 따라 수요 변동 폭이 큰 편이다. 특히 기온이 오르는 5월부터 여름 휴가철에는 예매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오가는데 거리가 가장 짧은 일본 노선은 다른 취항지에 비해 회전율이 매우 높다"며 "LCC들은 운임을 낮춰도 기재 활용도를 극대화해 수익을 높일 수 있어 일본 노선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