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2분기 실적이 악화되고 부채 규모가 더욱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원재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연료비 상승분은 통상 2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된다.
1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4월 계통한계가격(SMP)은 킬로와트시(kWh) 당 118.94원으로 1분기인 1~3월보다 상승했다. 1월은 103.54원, 2월은 108.52원, 3월은 110.03원이다. SMP는 한전이 발전 공기업 등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전력도매가격이다. 이 수치가 상승하면 영업비용에 속하는 구입 전력비가 증가한다.
4월 SMP가 오른 것은 국제 유가, LNG 등 연료비 상승분이 반영되시 시작했기 때문이다. 1분기에는 발전사가 중동 사태 이전에 확보한 재고 연료를 사용했기에 1분기 평균 SMP는 kWh당 107.1원으로 전년(115.6원/kWh)보다 오히려 낮았다. 이로 인해 한전의 전력 구매 비용인 구입 전력비 부담이 줄었다. 실제로 한전의 1분기 실적을 보면 구입 전력비는 8조720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65억원(0.4%) 감소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상승 중인 연료비가 2분기부터 반영될 것이라는 점이다. 통상 SMP의 기준점이 되는 LNG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계속 오르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NG는 톤당 89만2900원에 거래됐으나, 4월에는 톤당 91만4300원에 거래됐다.
금융 시장에서도 한전의 2분기 이후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동 분쟁 장기화로 연료비와 구입 전력비는 전년 대비 40.2%, 15.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전의 올 하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발전 자회사들의 LNG 발전연료단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3분기부터 연료비 상승 영향이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전은 과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연료비가 상승해 부채가 증가한 적이 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128조2000억원의 차입금을 포함, 총 206조4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하루 이자 비용만 114억원에 이른다.
한전 관계자는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LNG 가격 상승의 여파가 1분기 실적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며 "LNG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2분기에 SMP가 낮아질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학과 교수는 "전기요금 인상이 없는 한 한전의 재무구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