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와 액화석유가스(LPG)의 3월 수출량이 전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나 경유, 등유 등 다른 석유제품과 달리 정부의 수출 제한 품목에서 제외된 데다, 최근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시장의 성장으로 미국과 중국 등에서 수요가 계속 늘어난 점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월 윤활유 수출량은 259만3000배럴로 2월(175만2000배럴) 수출량의 1.5배 수준으로 늘었다. 윤활유 수출량은 지난 2월에 1월(213만7000배럴)보다 줄었다가 3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LPG 수출량도 윤활유와 같은 흐름을 보였다. LPG 수출량은 1월 14만2000배럴에서 2월에는 7만4210배럴로 줄었지만, 3월 들어 12만1000배럴로 반등했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수를 감안한 하루 기준 수출량을 기준으로 봐도 3월 들어 증가세가 뚜렷했다.
윤활유의 경우 지난 2월에는 영업일 하루 수출량이 10만3059배럴이었지만, 3월은 12만3476배럴을 기록했다. LPG 역시 같은 기간 4365배럴에서 5762배럴로 증가했다.
반면 휘발유·경유·등유 수출량은 1월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휘발유 수출량은 1011만배럴(1월)에서 1054만배럴(2월), 690만5000배럴(3월)로 줄었다.
경유 수출량도 1월에 1897만3000배럴을 기록한 이후 2월 1715만4000배럴, 3월 1490만5000배럴로 감소했다. 등유 수출량 역시 1월(106만1000배럴) 이후 2월(49만1000배럴), 3월(22만4000배럴)로 감소세다.
윤활유 수출은 주로 산업 수요가 많은 미국과 중국, 인도 등에 집중됐다. 대미(對美) 윤활유 수출량은 3월 기준 54만2000배럴로 2월(20만5000배럴)의 2.64배 규모로 확대됐다.
중국에 대한 윤활유 수출량은 같은 기간 17만8000배럴에서 29만2000배럴로, 인도는 65만3000배럴에서 79만5000배럴로 각각 늘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대형트럭, 상용차 증가로 윤활유 수요가 늘었다"며 "중국은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 미국은 인공지능(AI) 시장 팽창으로 서버 냉각유 수요가 늘어난 점이 윤활유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윤활유에 대한 수출 제한이 없는 상황이라 기존 계약 물량이 이행되면서 수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PG의 경우 SK가스, E1 등이 현물 시장에서 판매한 물량이 수출로 잡힌 점이 3월 들어 수출량이 반등한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오는 LPG의 90%는 북미산이라 수출 제한 대상이 아니다"라며 "미국·이란 전쟁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진 영향으로 중동산 LPG를 쓰던 인도, 동남아 등이 북미산으로 눈을 돌리면서 수출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윤활유 수출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공급은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20일부터 윤활유 대리점 핵심 거점 70여 곳을 대상으로 수급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윤활유 생산 물량과 공급 물량은 줄지 않았고, 유통 문제가 있었다"며 "3월 윤활유 수출량이 증가한 것은 국제 가격 상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윤활유 생산량과 공급량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