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이후 직원들의 시니어리티(서열 제도) 기준을 항공사 입사일 순으로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통합 항공사 인사 운영 방침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서열 제도 수립과 관련해 조종사 노동조합의 협의 요구를 거부하며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일에 맞춰 합병을 마무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이 지난 18일 개최한 대한항공 노동조합 창립 62주년을 기념 '한마음 페스타' 모습. /뉴스1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8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을 상대로 통합에 따른 인사 운영에 관한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 외부 컨설팅을 통해 인사 통합 방안을 마련했다. 이달 중순부터 일반직, 정비직, 객실 승무원 등 전 직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설명회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을 대한항공으로 흡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급여 및 복지 등 처우 변화를 포함해 인사 평가 방식과 승진 제도 등을 알려주는 자리다.

대한항공은 당장 상대적으로 적은 아시아나항공의 임금을 대한항공에 맞추는 등 통합 항공사의 인사 운영 제도를 현 대한항공 제도에 맞추기로 했다.

비행 할증 수당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에서 유리하게 운영되던 각종 수당 체계도 대한항공 수준으로 바뀌게 됐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직군별 직급 체계나 복지, 급여 등 통합 항공사 운영 기준을 대한항공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직원 간 서열 제도 문제 해법도 내놨다. 항공사 입사일을 기준으로 맞추겠다는 것이 원칙이다. 아시아나항공 사원들의 입사일을 기준으로 새로운 대한항공 사번을 부여해 기존 직원들과 서열 제도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다만, 조종사의 경우 양사가 채용 기준이 다르고 객실 승무원 역시 수습 기간이 달라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도 승격 등에 차등을 둔다는 방침이지만, 수많은 경우를 만족할 답을 내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부기장 채용의 경우 대한항공의 필요 비행 시간은 1000시간으로 아시아나항공 채용 기준(300시간)의 3배 이상이다. 객실 승무원 역시 대한항공의 수습 기간이 2년으로 아시아나항공의 1년에 비해 길다.

실제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전날 진행된 인사 운영 방침 설명회에 불참했다. 노조와 협의 없는 일방적인 발표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항공사 입사일을 기준으로 서열 제도를 정한 에어제타에서도 기장 승격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통합 이후 서열 제도 문제를 교섭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권 확보에 나선 상태다.

한편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등의 직군 사이에서는 통합 이후 3년간 승격·연수 등의 비율을 별도로 관리한다는 방침에 대해 기존 대한항공 직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