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조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전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그룹의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투자와 연구 속도를 높이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2020년 LG AI연구원을 설립하며 "LG AI연구원이 최고의 인재와 파트너들이 모여 세상의 난제에 마음껏 도전하면서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으로 발전하도록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 AI 연구원은 자체 개발 AI 모델인 '엑사원(EXAONE)'과 AI 응용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고 있으며, 이종 산업분야와의 협업을 늘리며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진행된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 LG그룹 제공

◇ LG그룹 자체 개발 AI '엑사원', 국내 1위 넘어 '세계 최고' 정조준

엑사원은 '모두를 위한 전문가 AI(EXpert AI for everyONE)'라는 의미다. 엑사원은 LG그룹 계열사의 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전문가 AI'를 표방한다.

구 회장은 "방향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LG AI연구원이 엑사원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 AI연구원은 설립 1년 만인 2021년 12월, 국내 최초로 텍스트와 이미지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 1.0'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LG AI연구원은 2023년 7월 약 4500만 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개발했다. 2024년 8월에는 연구 및 교육 목적으로 '엑사원 3.0'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글로벌 오픈소스 AI 플랫폼인 허깅 페이스(Hugging Face)에 오픈 웨이트 모델로 공개하며, 외부에 AI 모델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LG AI연구원이 2024년 12월에 공개한 '엑사원 3.5' 모델은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 AI 모델 중 유일하게 '주목할 만한 AI 모델'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LG AI연구원은 2025년 3월과 7월, 국내 최초 추론 AI 모델인 '엑사원 딥(Deep)'과 일반과 추론 통합 하이브리드 AI 모델인 '엑사원 4.0'도 연이어 공개했다. 이 모델들 역시 '주목할 만한 AI 모델'로 이름을 올리며 LG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렸다. '엑사원 4.0'은 미국의 앤트로픽과 중국의 알리바바에 이은 세 번째 하이브리드 AI 모델이다.

엑사원 4.0은 지난해 11월 마이크로소프트(MS) 'AI 확산 보고서(AI Diffusion Report)'가 각국 대표 AI 모델 간 비교할 때 한국 대표 모델로 선정되는 등 미국,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또한 엑사원 4.0은 공개 2주 만에 다운로드 횟수 50만회를 돌파하며 국산 AI 모델 중 최단 기록을 세웠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고 성능의 프런티어급 모델 'K-엑사원'을 공개했다. K-엑사원은 정부 1차 평가 벤치마크 평균 점수에서 미국과 중국의 최신 오픈 웨이트 모델 중 비슷한 규모인 알리바바의 '큐웬3(Qwen3) 235B(2350억개 파라미터) 대비 104%의 성능, 오픈AI의 'GPT-OSS 120B' 대비 103%의 성능을 보였다.

LG AI연구원은 5년간 쌓아온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K-엑사원'을 5개월 만에 완성했으며, 향후 조 단위의 파라미터 규모를 가진 글로벌 빅테크들의 최상위 모델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올해 4월 비전언어모델(VLM, Vision-Language Model)인 '엑사원 4.5'를 공개하며, 2021년 국내 최초 멀티모달 AI를 개발한 LG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엑사원 4.5'는 계약서, 기술 도면, 재무제표, 스캔 문서 등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다루는 복합 문서를 정확하게 읽고 추론하는 능력에 강점이 있다.

'엑사원 4.5'는 일반 시각 이해와 인포그래픽을 비롯해 전문 문헌 속 복합 정보를 읽어내는 문서 이해 및 추론 성능 평가 지표 등 13개 지표 평균 점수에서 GPT5-mini와 클로드 소넷(Claude Sonnet) 4.5, 큐웬3-VL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LG그룹 관계자는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가상 환경을 넘어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인텔리전스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LG그룹, 산업 난제 해결하는 '전문가 AI' 구축 속도

LG는 글로벌 파트너사 및 계열사들과 각 산업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AI'를 만들고 있다.

LG AI연구원은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의 데이터와 뉴스와 공시 자료 등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자산의 수익률 방향성을 예측하고, 보고서를 생성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돕는 금융 AI 에이전트 '엑사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엑사원-BI)' 서비스를 개발했다.

양사의 협력은 한국과 영국의 첫 금융 분야 AI의 한국과 영국의 첫 협력 사례이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 4월 키움증권도 '엑사원-BI'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국내 AI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LG 계열사들도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AI 기술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LG전자는 2026년형 그램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해 엑사원 기반의 '그램 챗 온디바이스' 서비스로 문서 요약, 검색, 번역 등을 제공한다.

LG디스플레이는 엑사원 기반의 임직원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를 개발해 화상회의 실시간 번역 등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OLED 제조 공정 도메인 지식을 'AI 생산체계'에 학습시켜 작업 중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원인을 파악 및 조치하는 등 프로세스 개선을 바탕으로 연간 2000억 이상의 비용 효과를 창출했다.

LG화학은 '엑사원 케미칼 에이전트(EXAONE Chemical Agent)'를 적극 도입했다. '엑사원 케미칼 에이전트'는 AI가 후보 물질들을 선택하고 합성 가능성을 예측하여 후보물질 탐색을 자동화하는 기술로, 신약 개발 및 화학 물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LG는 AI와 바이오 융합 영역에도 집중하고 있다. '엑사원 패스 2.5'은 질병 진단 시간을 2주에서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정밀 의료 AI 모델로 주요 암종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76.75%까지 높였다. 엑사원 패스는 환자의 병리 이미지를 분석해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을 확률이 높으면 A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는 'AI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암을 정복하는 '의료 AI' 실현을 위해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의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도 협력 중이다. 양 기관은 올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암학회인 AACR 2026에서 '암 에이전틱 AI'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암 에이전틱 AI는 암 환자의 조직 분석부터 치료 전략 설계까지 전 과정을 하루 만에 수행하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LG AI연구원과 황태현 교수 연구팀은 위암을 시작으로 대장암과 폐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에이전틱 AI 적용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백민경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도 개발 중이다. LG는 AI와 바이오 분야 융합이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인 ABC(AI, Bio, Cleantech)에서 성과를 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구 회장은 "난치병을 치료하는 혁신 신약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다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미래에 도전할 것"이라며 미래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