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핵심 화두로 제시한 '차별화된 기술 확보'를 조선·해운·로봇 전반의 디지털 혁신으로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첨단 조선소 구축 속도
HD현대는 조선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핵심 성장 동력으로 미래 첨단 조선소(Future of Shipyard·FOS) 구축을 추진 중이다.
2030년 완성을 목표로 하는 FOS 프로젝트는 디지털 트윈,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조선소 전반에 적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HD현대는 2023년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했으며, 현재 설비·공정·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2단계 '연결·예측·최적화된 조선소'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FOS 구축이 완료되면 생산성은 30% 향상되고 선박 건조 기간은 30% 단축될 것으로 HD현대는 예상하고 있다.
현재 HD현대는 엔비디아, 지멘스와 협력해 최신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디지털 트윈을 HD현대삼호 조선소에 적용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2021년부터는 지멘스와 선박 설계 및 생산 전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하고 AI로 최적화하는 '차세대 생산·설계 플랫폼' 구축을 추진해 왔다. 차세대 CAD, PLM, DM 시스템을 통해 선박의 설계부터 생산, 운용, 폐선까지 전 생애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세우고 2028년까지 플랫폼을 완성할 계획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멘스 롤랜드 부시 CEO와의 대담 중 디지털 트윈의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HD현대를 언급했다. 황 CEO는 HD현대의 디지털 트윈 기술에 대해 "CAD뿐 아니라 컴퓨팅과 전자 시스템까지 통합해 하나의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구현하고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자율운항 기술로 미래 해운시장 공략
HD현대는 자율운항 분야 상용화에 나서며 해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Avikus)는 지난해 12월 HMM과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HMM이 운용 중인 40척의 선박에 해당 솔루션을 적용한다. 아비커스는 현재까지 총 350여척의 선박에 자율운항 솔루션을 공급했으며, 개조 선박 기준 100척 이상의 대형선박에 하이나스 컨트롤을 적용했다. 하이나스 컨트롤은 인지와 판단을 넘어 제어 기능까지 수행하는 자율운항 시스템이다.
올해 4월에는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하이나스 컨트롤에 대한 형식승인(TA)을 획득했다. 특정 선박이나 프로젝트에 한정되지 않고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한 양산형 자율 운항 시스템이 국제 공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하이나스 컨트롤은 별도의 추가 검증 없이 설치가 가능해졌다.
◇로봇 기술에 피지컬 AI 접목... 휴머노이드 개발
로봇 부문 계열사인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기술에 AI를 적용하며 차세대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산업용·용접 로봇을 넘어 피지컬 AI 기반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사전에 정의된 작업을 반복하는 단계를 지나, 실시간 환경 인식 및 판단을 통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자율적 동작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로봇이 스스로 인지, 판단, 행동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확보에 주력해 사람의 개입 없이 작업 환경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용접 자동화 솔루션'을 출시해 실제 조선소 현장에 적용하고, 2030년까지 가공·조립·검사·제조·물류 등 산업별 다양한 공정에 맞춘 AI 로봇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고성능 AI 휴머노이드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생산 효율성과 작업자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HD한국조선해양과 미국 페르소나(Persona) AI는 국내 최초 용접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한 HD현대삼호와 함께 독일 노이라로보틱스(Neura Robotics)와 조선업 현장용 4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및 실증을 위한 MOU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