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투언 1호기 재가동은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고, 닌투언 2호기 기술 파트너는 찾고 있다. 협업을 고려하는 핵심 국가는 한국이다." (도홍장 베트남 원자력연구원 부원장)
"한국수력원자력이 바탄 원전 가동에 관한 연구를 제안했고, 몇 개월 전에 공급망 관련 회의를 했다." (패트릭 안퀴노 필리핀 에너지부 국장)
부산 벡스코에 열리고 있는 '2026 한국원자력연차대회' 이튿날인 23일 아세안 지역에서 모인 에너지 전문가들은 '아세안 국가의 원자력 발전 비전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 세션에서 한수원 등 한국의 원전 공급망 관련 정부 기관, 기업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탄소 배출 제로'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추기 위해 운전을 멈춘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대형 원전이나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도입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문제는 기술력이다.
한국은 1978년 고리 1호기를 준공한 이래 2024년 말 신한울 2호기가 상업 운전을 시작하며 총 26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원전을 건설한 것은 물론이다. 아시아에서 직접 원전을 건설하여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뿐이다. 이 때문에 아세안 국가가 대형 원전 건설이나 SMR 도입에 나설 경우, 한국으로선 신시장이 열린다.
넷제로 달성을 위해 닌투언 1·2호기 재가동에 나선 베트남은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도홍장 베트남 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베트남은 원전을 기저 발전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다"며 "베트남은 2050년까지 대형 원전 4기를 추가로 확보하고, SMR 10~15기를 추가하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SMR 개발과 관련해 국제 사회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베트남은 닌투언 1·2호기를 보유 중으로 2호기 재가동과 관련한 사전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이 협업을 고려하는 핵심 국가"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1984년 완공 직후 연료를 한 번도 채워보지 못한 채 가동이 중단된 바탄 원전을 가동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필리핀은 1979년 미국에서 발생한 쓰리마일섬 원전 사고,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충격과 바탄 원전 부지가 지진이 잦은 단층선 인근이라는 점 때문에 그동안 바탄 원전을 가동하지 않았다.
패트릭 안퀴노 필리핀 에너지부 국장은 "필리핀은 전력의 50%를 석탄 화력 발전에, 20%는 가스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데 가스전은 고갈됐고 석탄의 90%는 수입하면서 필리핀 국민은 월 소득의 10% 이상을 전기료로 지출한다"며 "풍력·태양광 발전도 검토했지만, 1년에 20개 정도의 태풍이 접근하기에 적합한 선택지가 아니라서 국민의 70% 이상이 원전에 찬성하는 상황을 반영해 바탄 원전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필리핀 에너지부 국장은 "한수원과 바탄 원전 재가동과 관련한 협정을 체결 중"이라며 대형 원전 관련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수원, 한국수출입은행은 필리핀 최대 민간 전력회사인 메랄코와 지난 3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술 이전, 인력 양성은 물론 바탄 원전 재가동 및 SMR 도입에 관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 역시 한국 원전 관련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말레이시아는 가동 중인 원전은 없으나, 2044년까지 석탄 화력 발전을 완전히 퇴출한다는 계획 아래 원전 도입을 공식화한 상태다.
조나단 탄 말레이시아 마이파워 프로젝트 총괄은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팀코리아로부터 새로운 원전 개발 모델, 통합 납기 생태계에 대해 배웠다"며 팀 코리아의 능력을 극찬했다. 그는 "팀코리아는 설계, 연료, 건설, 공급, 시운전, 운전, 정비, 국산화를 이룬 한 팀으로 조율된 생태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원전 건설과 수출 시장에서는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데 팀 코리아는 이를 갖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