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치러진 대한민국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가 계룡대 비상활주로의 사용을 제한한 상태에서 진행된 배경에 대해 국방부가 감사에 나섰다. 당시 불과 5일 동안 진행된 전시회를 위해 군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필수 시설인 비상활주로의 사용을 수 개월 간 제한한 이유가 무엇인지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다.

2024년 8월 22일 계룡대 활주로에서 육군협회가 주최하는 KADEX 준비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 /조선DB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부 감사관실은 KADEX를 주관하는 육군협회가 2024년 당시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 허가를 받게 된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KADEX는 지난 2024년 10월 2일부터 6일까지 충남 계룡시 계룡대 비상활주로에 약 5000평(1만6500㎡) 규모로 설치된 천막 2기에서 진행됐는데, 비상활주로는 약 4개월 간 사용이 제한됐다.

국방부가 감사에 나선 법률적 근거는 국유재산법 제30조다. 이 조항은 행정 재산의 경우 그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없는 범위에서만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2024년 KADEX가 열렸던 천막은 계룡대 비상활주로 중 항공기가 활주하는 대각선 구간을 완전히 덮은 채 설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KADEX가 행사 개최를 위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치러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KADEX를 주관했던 육군협회는 별도의 보안 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계룡대 근무지원단도 제출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육군협회는 육군 예비역으로 구성된 민간단체다.

DX KOREA 2024 행사장 전경. /DXKOREA 2026 조직위원회 제공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가 육군협회의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비상활주로는 사용하기가 매우 까다로운데 KADEX는 이례적으로 쉽게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육군 지상무기 전시회인 DX코리아와 달리 KADEX는 국고보조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고, 군 고위 관계자들의 방문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육군 지상무기 전시회는 KADEX와 DX코리아로 나눠져 치러지고 있다. 과거 10여년 간 육군협회와 민간 전시 컨벤션 기업인 IDK가 함께 DX코리아란 이름으로 진행해 왔지만, 수익 배분 등을 두고 갈등이 생겨 2024년 갈라섰다.

국방부는 2024년 KADEX의 비상활주로 사용에 대한 감사에 나서면서 올해는 사용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지상무기 전시회가 둘로 쪼개져 치러지는 상황에서 KADEX의 행사 장소마저 바뀔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방위산업체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중견 방산업체의 한 임원은 "KADEX는 2년 전 비상활주로에 설치된 천막에서 진행됐지만, 참가 비용은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항공우주 및 방산 전시회(ADEX)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전시회 주최 측은 무기 구매 과정에서 영향력이 있는 '큰 손'들이기 때문에 중견·중소 방산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참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육군협회를 포함한 모든 사용 허가 요청은 국유재산법 제30조의 범위 내에서만 승인 가능하다"며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이번 감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