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 5개사(서부·남부·남동·중부·동서발전)의 통폐합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발전사를 합칠 경우 비용 절감과 불필요한 출혈 경쟁 해소 등 여러 장점이 있지만, 지역자치단체의 반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0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월부터 발전사 통폐합 관련 전문가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기후부는 다음 달 중 토론회를 열어 삼일PwC에 맡긴 연구 용역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발전 5사 기업 이미지/출처 각사 홈페이지

발전 5사의 통폐합 논의는 지난해 8월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발전사가 5개로 나뉘면서 공기업 사장만 5명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기후부는 통폐합 방안을 찾기 위해 '에너지 전환기 전력 공기업의 새로운 역할 연구'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발전 5사가 통합되면 중복 비용을 줄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01년 전력산업 구조 개편으로 발전 5사가 한국전력으로부터 독립한 이후부터 발전원 개발과 해외 사업, 연구·개발(R&D) 등 유사한 업무를 중복 수행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발전사를 통합하면 우선 연료비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발전 5사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발전 연료를 각각 구매했지만, 하나로 통합되면 대량 구매를 통해 가격 협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한국전력이 단일 구매자로 나섰을 때도 전 세계 에너지 판매자들이 가격 경쟁을 벌인 바 있다.

해외 사업에서 '제살 깎기식' 경쟁을 벌이던 관행도 개선될 수 있다. 지금껏 국내 발전사들은 해외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마진을 낮춰 경쟁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서로 가격을 추는 출혈 경쟁으로 오히려 적자를 본 사업도 있다. 공기업 경영 평가를 잘 받으려면 당장 사업 수주 실적을 늘리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통합 이후 조직과 인력을 어떻게 조정할지는 숙제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발전 5사의 전체 인력은 1만4000여 명이다. 각 발전소의 현장직은 업무 중복이 적지만, 본사의 인사·총무·기획 등 대부분의 업무는 중복된다.

업계에서는 통합 과정에서 정부가 구조조정을 하기보다는 석탄화력 폐지 과정에서 남는 인력을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전환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하위직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역 사회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방자치단체는 발전사 본사가 이전되면 지역 경제가 위축되고 세수(稅收)와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현재 발전 5사 본사는 국가 균형 발전 정책에 따라 ▲경남 진주(남동발전) ▲충남 보령(중부발전) ▲충남 태안(서부발전) ▲부산(남부발전) ▲울산(동서발전) 등에 분산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