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제타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조종사들의 서열을 어떻게 정할 지를 두고 노사 갈등을 겪다 결국 법적 절차를 밟게 됐다.

에어제타 자료사진. /에어제타 제공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제타 조종사 노조(AZPU)는 지난 16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다. 구제 신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가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등의 징벌을 당한 경우 노동위원회가 이를 심판해 손해배상 등을 명령하는 것이다.

에어제타의 전신이었던 에어인천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인수하고 사명을 바꿔 출범했다. 에어제타는 올해 2월 아시아나항공 인천지부(APU)와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조종사들의 서열 제도를 새로 정하는 문제를 두고 기존 에어인천 소속 조종사들과 사측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갈등이 지속돼 왔다.

노조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회사가 항공사 입사 연도만으로 조종사 시니어리티(서열 제도)를 정하면서 기존 조종사들의 처우가 불합리하게 조정됐다고 봤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월 에어제타의 B737 기장 승급 대상자였던 한 부기장의 승급 순위가 새로운 서열 제도에 따라 100번대로 밀려나기도 했다.

노조는 기존 에어제타 소속 조종사들이 빠른 기장 승급을 기대하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복리후생 등을 견뎌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항공사 입사일 만으로 서열 제도를 정할 게 아니라, 운항 규모나 운항 기종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조종사 서열을 정하는 문제는 인사권에 해당하며, 지난해 노조 측과 협의를 통해 제도를 확정해 공지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노조는 구제 신청과 함께 신규 서열 제도에 따른 기존 에어제타 소속 조종사 50여 명의 손해액도 산정하고 있다. 손해액 산정이 마무리되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에어제타 소속의 한 조종사는 "화학적 결합은 물 건너 간 상황"이라며 "에어제타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측 노조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조종사 서열을 둘러싼 에어제타 내부의 갈등이 대한항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조종사 서열 문제로 조종사 노조가 쟁의권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제타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구제 신청 결정이나 향후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대한항공 노사의 협상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