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조선협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조선해양 기술협력센터' 중 한 곳을 미국 워싱턴D.C.에 설치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한 곳은 남부의 텍사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16일 정부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지난주에 '한·미 조선해양 기술협력센터 사업'을 진행할 최종 사업자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크리소(KRISO)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로 이뤄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크리소가 주관 연구개발기관을, 협회가 공동 연구개발기관을 맡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한화 제공

센터의 핵심 임무는 현지 인력 교육과 조선소 생산성 향상이다. 이를 위해 '마스터스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 중인 한 관계자는 "센터 설립 이후의 단계는 미국 현지 수요 조사"라며 "확인된 생산 인력 교육 및 조선소 컨설팅 수요를 센터 내 위원회에서 심의해 한국 전문 인력의 파견 및 교육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마스터스 아카데미의 첫 번째 과제는 미국의 최우선 요구 사항인 인력 양성이다. 한국에서 직접 파견한 인력이 약 1~3개월씩 미국 조선소 현장에서 직접 교육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사후 피드백 과정도 함께 이뤄진다. 국내 주요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009540),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도 소속 명장들을 단기간 파견하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 제공

조선소 생산성 향상 컨설팅도 사업의 핵심 축이다. 센터는 요청이 있는 미국 조선소에 국내 전문 인력을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동안 파견해 현지 조선소 전체를 진단한다. 복귀 후에는 작성한 조선소 생산성 향상 방안에 대한 컨설팅 보고서를 미국 조선사에 제공한다. 미국 전역의 조선소가 대상이 된다.

한 관계자는 "효율 향상을 위해 어떤 장비를 도입하고, 생산라인을 어떻게 바꿔야 하며, 관리를 어떻게 하는 게 나을지 등의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마스터스 아카데미의 마지막 과제는 미국 인력 초청이다. 센터는 미국 조선소 생산 인력 중 10명 정도를 선정해 한국으로 초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조선소로 불러들여 견습하게 하는 방식으로 학습의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울산 남구 HD현대중공업 용연공장에서 작업자가 태블릿PC로 용접할 셀의 데이터를 불러온 뒤 로봇에 작업을 지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미국 동·서부로만 알려졌던 센터 설립 지역도 한 곳은 확정됐다. 조선 분야에서의 산업 협력이 정치적 변수와도 맞물려 있는 만큼 한 곳은 워싱턴D.C.에 세워진다. 두 번째 센터는 연구·개발(R&D) 및 협력 아이템 도출에 유리하도록 조선 및 해양공학 특화 대학이 있는 지역에 설립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는데 그중 텍사스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 선정이 완료된 만큼 사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로 선정된 협회와 크리소는 이미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현지 직원도 채용할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현지 사정에 따라 조금 유동적일 수는 있지만 올해 하반기 중에는 무조건 진행이 될 것"이라며 "핵심 사업 외에도 정보수집과 국제 세미나 등의 활동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과 우리 기업의 협력 수요를 고려하여 구체적 사업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