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라운지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부대시설이 아닌 여행의 출발점으로 여겨집니다. 그렇기에 라운지도 여행의 한 목적이 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했습니다. 대한항공을 고객이 직접 경험하는 첫 공간인 만큼 한국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디자인했습니다."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서 만난 데이빗 페이시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및 라운지 부문 부사장은 새로 단장한 라운지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곳을 기반으로 전 세계 공항의 라운지가 설계될 것이라고도 했다.
인천공항 T2에 2615㎡(420석) 규모로 마련된 프레스티지 웨스트 라운지는 한옥을 연상하게 했다. 라운지 중앙에 목재 기둥과 보(樑)를 세우고 격자 형태의 목재를 바닥재로 사용해 장마루를 갖춘 정자(亭子)의 느낌을 갖도록 했다. 대한항공은 라운지를 한옥의 중정(中庭)처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은 큰 백자와 자개가 사용된 미술품 등을 라운지 곳곳에 배치하고, 창호지 느낌을 주는 불투명한 유리로 공간을 구분했다. 또, 비빔밥과 김밥, 떡볶이, 튀김, 잔치국수 등이 마련된 한식 코너를 별도로 만들어 한국적 요소를 더했다. 이 라운지는 16일 오전 4시부터 승객들을 맞이한다.
대한항공은 라운지 조성에 고객 의견을 다수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새단장을 마치고 문을 연 프레스티지 이스트 라운지에는 '라면도서관'을 만들어 즉석 라면 조리기와 다양한 종류의 봉지 라면을 구비했고, 다양한 놀이 시설과 가족을 위한 공간들도 마련했다.
페이시 부사장은 "아이들이 라운지를 뛰어다니며 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도록 아케이드 공간을 만들고, 쿠킹 스튜디오에서 초콜릿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라운지 조성에 고객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프레스티지 웨스트 라운지와 일등석 라운지 새 단장을 마치면서 3년 6개월 간의 T2 라운지 구축 작업을 마무리했다. 모두 1100억원을 투입해 일등석·마일러클럽·프레스티지 이스트·프레스티지 웨스트·프레스티지 가든 이스트·프레스티지 가든 웨스트 등 7개의 라운지를 갖추게 됐다.
대한항공의 라운지 개편은 고객 만족도 제고는 물론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에 따른 고객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이뤄졌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에 배정된 라운지 공간이 적은 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항 인근에 별도 업무 공간인 인천 운영 센터(IOC)까지 지으면서 사무용 공간들도 라운지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라운지 전체 면적은 기존 5105㎡에서 1만2270㎡로 늘어났고, 좌석 수도 898석에서 1566석으로 증가했다. 페이시 부사장은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 이용 고객은 물론 모닝캄 등급 고객과 마일리지를 통해 라운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 모두 이용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