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대표가 미국, 브라질을 방문해 인공지능(AI) 시대를 뒷받침할 인프라인 '에너지'와 신흥 시장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축으로 한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인도, 브라질 등 비서구권 신흥 시장을 통칭하는 말이다.
2일 ㈜LG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 30일(현지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보로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 저장 장치(ESS) 시스템 통합 법인(SI) 전문 자회사 버테크(Vertech)를 찾았다. 버테크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2월 NEC 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해 설립한 ESS 사업 법인이다.
구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떤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ESS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고객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통합 설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미래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는 국면에서 사업 기회를 선점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설루션 역량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LG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제조 경쟁력에 소프트웨어 기반 운영·관리 역량을 더해 AI 시대 에너지 인프라 시장을 위한 배터리 사업의 질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확산, 산업 전동화, 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요인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는 ESS가 단순 저장 기능을 넘어 전력 부하 최적화와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한 중요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지난해 약 300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750GWh 규모로 2.5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선제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ESS 주류로 부상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기에 도입했다. 북미 수요 급증에 맞춰 현지 생산 거점 5곳을 ESS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하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버테크와의 시너지도 강화하고 있다. 버테크는 ESS 사업의 핵심 역량인 설계, 설치, 유지·보수와 소프트웨어 기반 운영 관리를 아우르는 시스템 통합 역량을 갖추고 있다. LG의 ESS를 선택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배터리 공급부터 설치, 사후 관리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구 대표는 미국 버테크 일정을 소화한 후 브라질로 이동해 LG전자 마나우스 생산 법인과 현지 유통 매장을 찾아 중남미 시장 전략을 논의했다.
브라질은 인구 약 2억1000만명의 세계 7위 인구 대국이자, 중남미 전체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으로 '글로벌 사우스' 핵심 국가로 꼽힌다. 구 대표는 지난해 2월 인도, 6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이번 브라질을 방문하며 합계 인구 20억명에 달하는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가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에 구축 중인 냉장고 신공장은 오는 7월부터 본격 가동된다. 높은 수입 규제와 관세 장벽을 극복하고 중남미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기지로 꼽힌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한 시장 특성에 맞춰 브라질 내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물류 효율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