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인사 정책과 직급 체계 등을 포함한 조직 운영 기준을 대한항공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올해 연말을 목표로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통합 이후의 운영 혼란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통합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운영 기준을 대한항공으로 삼으면 아시아나항공 인력의 급여 등이 오르며 회사의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원태 한진 그룹 회장이 지난해 열린 제3회 세이프티 데이에서 임직원들과 대화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최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통합 이후 조직 운영 기준은 대한항공 중심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통합 항공사의 직군별 직급 체계나 복지, 급여 등을 비롯한 모든 운영 기준을 대한항공이 하던 방식으로 정하겠다는 뜻이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로서는 여러 가지가 바뀌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대한항공 운영 체계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합 이후 대한항공의 각종 부담은 이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당장 급여와 복지 부담부터 커진다.

대한항공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기준 1억2300만원, 직원 수는 1만6852명으로 지난해 급여 총액으로 2조1744억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직원 급여 평균은 9262만원, 직원 수는 7075명으로 모두 6605억원을 급여로 지출했다.

평균 근속 연수가 대한항공이 약 2년이 긴 점을 고려해도 아시아나항공과의 급여 차이가 32%가량 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이 우선 크게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복지 부담 등도 늘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복리후생비 지출은 지난해 1717억원, 아시아나항공은 631억원이다. 직원 수를 고려해도 대한항공의 지출 규모가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14%가량 많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주택 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자녀 보육비와 장애자녀 특수 교육비 등을 지원하는 등 학자금·보육 지원 폭이 넓다.

다만, 운영 기준을 대한항공으로 하더라도 운항·객실 승무원들의 시니어리티 시스템(서열 문화 제도) 등 풀어야 할 세부 과제 등은 산적한 상황이다.

당장 지난 23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사측이 합병 후 시니어리티 시스템에 대해 교섭 안건 배제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들은 '누구를 위한 합병이냐', '자기 직원은 나 몰라라 옆집 직원만 신경 쓰는 회사', '서러워서 못 살겠다' 등이 적힌 피켓을 내걸고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 회장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운영 기준 통합 외에 유니폼·조직 문화·통합 키워드·기재 도입 계획·인공지능 도입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니폼에 대해서는 현재 유니폼의 디자인보다 나은 디자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당장은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기능적으로 개선된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사용하게 된다고 했다.

조직 문화는 기존의 수직적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직원들과 더 자유롭게 소통하는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했으며, 이를 통해 통합 이후에도 고객에게 신뢰 받는 항공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