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양수·박희진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승인했다. 두 후보자는 각각 HMM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부산대 출신이라 노조가 반대하는 인사다.
노조는 회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해운 기업 본점 부산 이전'을 강행하기 위해 이사회를 대주주 친화적인 인사로 구성한 것이라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HMM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사에서 제5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안양수·박희진 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해당 안에 대한 반대는 각각 주총 출석 주식 수(7억9593만6490주)의 0.02%에 해당하는 12만9928주, 15만2349주였다.
이들 후보는 이날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 우수한 중앙대 국제물류학 교수, 이젬마 경희대 국제학 교수, 정용석 전 산업은행 부행장 등을 대체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HMM 직원들로 이루어진 사내 주주들은 반발했다. 정성철 HMM 노조 위원장은 이날 주총장에서 "본사 이전이라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사외이사가 대주주만을 대표하고 있어 이사회가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주총 이후 4월 이사회에서 본사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하고, 5월 임시 주총을 통해 정관 변경에 나설 것이라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부산 해양 수도 조성은 회사의 경영 판단에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정치적 목적에서 진행되는 일"이라며 "이사회가 이전 결정을 내린다면 막대한 비용과 인력 유출이라는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고, 이는 상법의 이사 충실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노조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본사 이전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이는 국가 물류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고 고객 이탈·해운 동맹 신뢰도 하락 등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최원혁 대표는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와 총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며 "말씀 주신 사안에 대해 이사회는 선관주의의 의무 및 충실 의무를 다하여 회사와 주주에게 최선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노조는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HMM 노조는 이사 선임에 반대하며 지난 11일부터 농성을 벌였다.
이날 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되면서 HMM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최원혁 대표·이정엽 전무)과 사외이사 3명(서근우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안양수·박희진)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이날 주총에서 이사회 인원이 줄면서 해운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사측은 2019~2023년에도 이사회가 5인 체제였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해당 지적을 무마했다. 소액 주주 추천 이사 선임 건의에 대해서도 절차에 따라 다음 주주총회에 제안해 달라고 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HMM의 사업 영역 확대에 대한 제안도 이뤄졌다. 한 소액 주주는 "중동 사태로 해운 사업 이익이 악화할 수 있어 다른 해운사처럼 항공 물류에 투자할 생각은 없나"라고 질의했다.
최 의장은 "CMA-CGM 등의 글로벌 해운사들이 항공 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HMM은 해운 물류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중"이라면서 "HMM은 현재 컨테이너선 선복량 100만TEU로 세계 8위 규모이나, 7위와의 격차가 100만TEU에 달해 해운 부문에 더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최 의장은 이어 "항공 물류보다는 컨테이너선 사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위하고 있는 벌크선 사업 부문을 확대하고, 해외 항만 터미널 사업의 영업 이익도 높여야 한다"면서 "이런 부분들의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지 않으면 2030년을 목표하고 있는 중장기 전략 달성도 상당히 미흡할 수 있어 최우선 과제를 해운 역량 강화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