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택배기구)가 배송 기사들의 소득 보전을 위한 택배 수수료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택배기구가 추진하는 작업 시간 제한으로 배송 기사들의 소득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이들을 위한 유인책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현장에서는 결국 택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25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택배기구에 참여하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최근 한국교통연구원에 택배 산업 환경 변화에 따른 인력 구조·수수료 개선 방안 연구를 요청했다. 배송 기사들의 작업 시간과 수수료 등을 파악하고 작업 시간 제한에 따른 변화를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택배기구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각 물류 업체와 화주사들에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추산해 택배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택배기구는 앞서 작성한 중간 합의서에 국토부와 고용노동부가 기사 충원 및 수입 감소분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현재 택배기구는 기사들의 작업 시간을 주당 최대 46~50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후 10시 이후 수행되는 배송 작업에는 할증을 붙이고, 배송을 위한 분류 업무에 드는 시간도 작업 시간에 포함하는 형태다. 또 배송 기사들의 야간 근무도 연속 5일 미만으로 하도록 논의 중이다.
택배기구는 2021년 1·2차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배송 기사들의 작업 시간을 주 60시간·하루 12시간으로 제한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작업 시간이 더 줄어들면 택배 수행 건수당 수수료를 받는 배송 기사들의 소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택배기구와 정부가 배송 기사들의 소득 보전을 위한 수수료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수료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각 사마다 수수료 체계가 달라 기준을 잡기 어려운 데다, 소득 보전을 위한 수수료 개선이 비용 증가로 이어져 물류 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배송 기사의 수수료는 배송 건수로 지급된다. 다만 업체별로 인구 밀도나 행정 구역에 따라 나눈 급지(級地)나 화주의 요금에 따른 구간 등에 따라 배송 기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차등을 두기도 한다. 배송 기사들은 대략 한 건당 500~900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국토부도 택배 수수료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택배 요금 신고제 도입을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했지만, 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업계는 요금은 시장 자율에 따라 산정돼야 한다고 반대했고, 공정위는 택배 요금 신고제가 도입되면 요금 담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수수료 개선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배송 기사들의 작업 시간이 제한되면 물류 업체들은 더 많은 화물차와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수수료까지 오르면 비용 부담이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이는 화주사에 대한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들이 내는 택배 요금까지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물류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여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운영 기준을 획일화해 기준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수료를 올리면 요금도 함께 인상될 수 밖에 없어 업계와 소비자 모두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