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추진한 이사진 정원 축소가 국민연금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 안건 부결로 소수 주주 지지 후보의 이사회 진입을 차단하려던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막이 약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이날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정원을 기존 3~16명에서 3~9명으로 줄이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변경안에는 이사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임기를 3년 내에서 유동적으로 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올해 하반기 시행을 앞둔 개정 상법에 따라 집중투표제가 적용될 경우, 한 번에 선임하는 이사 수가 많을수록 소수 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이사회 정원을 축소하거나 임기를 유동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가 이어졌고, 이는 대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됐다.
이번 안건을 반대한 국민연금도 이런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국민연금은 주총 전 "정관으로 이사 수 상한을 축소해 일반 주주의 주주 제안 및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반면, 정관 변경을 하지 않아도 적정 이사회 규모로 운영이 가능한 점을 감안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양한 경력과 능력을 가진 이사를 선임하는 것을 제한하므로 반대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사외 이사의 임기를 단축하거나 연장해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안에도 반대했으나 이 안건은 주총에서 통과됐다.
효성중공업 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 "주주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추후 해당 안건을 재검토해 주주 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AI 활용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AI 기반 신사업·신제품 개발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또 전사적 AI 활용 역량 강화와 함께 책임경영 조직문화 확립, 재무 안정성 중심 경영을 과제로 제시하며 "'악착같이 추진해 성과를 내는 기업'을 경영 방침으로 삼아 실천 중심의 경영을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