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갈라쇼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을 과시한 중국이 로봇의 실전 투입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을 실제 산업 현장에 맞게 교육하며 데이터를 쌓아 상용화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1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저장성, 산둥성 등의 지역에서 로봇 신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로봇 교육 센터가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로봇 학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업무에 투입하기 위해 훈련하는 곳이다. 산둥성의 한 교육센터는 수십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쟁반을 나르고, 옷을 접고, 선반에서 물을 꺼낼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로봇은 다른 분야보다 더 복잡한 데이터 학습을 요한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을 하는데 필요한 관절의 움직임과 속도, 회전, 시각 정보, 촉각, 압력, 힘과 같은 데이터는 인공지능(AI)이 학습에 활용하는 텍스트·이미지와 달리 온라인에 공개돼 있지 않다. 로봇과 상호작용하며 직접 생성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이 설립한 국영 로봇 데이터 수집 센터는 지난해 말 기준 40곳 이상이다. 이 중 24곳은 현재 가동 중이다. 보통 수천 제곱미터(㎡) 규모의 사무 공간에 로봇 수십 대를 두고 근로자가 로봇에 1대1로 단순 작업을 반복하도록 하고 중요 동작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가는 식으로 운영된다.
허베이성 스좌장시에 국가 지원을 받아 로봇 교육 센터를 설립한 휴머노이드 로봇업체 러주는 1만㎡의 공간에 자동차 조립 라인, 스마트 홈, 노인 요양 시설 등과 같은 환경을 만들고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 프로그램 16가지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VR) 및 모션 캡처 장비를 착용한 로봇은 빈 상자를 반납하고 자재를 분류하며 제품을 포장한다.
이 센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매년 600만개에 달하는데 이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곳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습득한 기능은 20가지 이상으로 작업 성공률도 95%에 달한다고 한다.
후베이성의 또 다른 센터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약 100대가 옷을 개고 다림질하며 테이블을 닦는 동작을 수백 번씩 반복하며 데이터를 생성한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로봇업체 딥 로보틱스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리 차오는 최근 "실제 상황에서 로봇을 훈련시키지 않으면 기술을 진정으로 발전시킬 수 없다"면서 "로봇 도입을 촉진하는 정부 정책으로 실제 배치를 해보고 새로운 활용법을 발굴할 수 있다. 이 부분을 해외에서는 가장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로봇 교육센터는 로봇업체의 실질 매출을 늘려주는 역할도 한다. 장시성, 광시성, 쓰촨성의 데이터 수집 센터 세 곳은 중국 로봇업체 유비테크 로보틱스에 5억6600만위안(약 1219억원)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매출을 안겨줬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동차 공장과 같은 제조업이나 단순 작업이 많은 물류업에 먼저 도입될 전망이다. 미국 로봇 업체 어질리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Digit)을 물류 업체 아마존과 GXO, 자동차 부품업체 셰플러 그룹에 공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일본 자동차 업체 도요타의 캐나다 생산 공장에 7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다니엘 디에스 어질리티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독일, 한국, 일본, 미국 등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단순 반복 업무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미국 제조업의 리쇼어링은 인간과 로봇의 결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도 제조업 및 단순 업무 인력이 부족한 만큼 휴머노이드 도입이 가능한 분야가 많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업체가 적극적으로 구인해도 인원을 채용하지 못하는 미충원 인원이 가장 많은 산업은 2025년 기준 제조업(2만5000명), 운수 및 창고업(1만3000명) 순이다. 미충원율도 운수 및 창고업이 24.2%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제조업(1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