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글로벌 컨테이너 운반선의 운임이 연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동으로 향하는 운임이 크게 오른 가운데 기름값을 비롯한 각종 비용이 덩달아 뛰면서 다른 노선의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1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489.19로 직전 주(지난달 27일) 대비 11.7% 올랐다. SCFI는 지난해 말 1656.32를 기록한 이후 6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7일에는 전주 대비 6.5% 올랐고 최근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SCFI가 상승한 데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노선의 운임이 뛴 게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최근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컨테이너선 선복량 감소 등 다른 요인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컨테이너선 운임이 더 빠르게 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선박 원료로 쓰이는 고유황 연료유(HSFO)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국제 HSFO 가격은 지난달 1톤(t)당 평균 439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37.2% 오른 602.5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일에는 1t당 69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선사들은 최근 잇따라 유류 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당장 스위스의 대형 선사인 MSC는 화주들에게 16일부터 1TEU(1TEU=20ft 컨테이너 1개)당 최대 150달러의 긴급 유류 할증료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아직 걸프만 상부와 홍해 지역에 위험 할증료만을 받고 있는 다른 선사들도 유류 할증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선들의 발이 묶인 점도 운임 상승 전망의 이유로 꼽힌다. 중동을 거쳐가며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노선을 이용하는 선사들은 대체선을 조달하거나 선대를 재배치할 수 밖에 없어 비용이 오를 수 밖에 없다.
글로벌 해운 시장 분석 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해협 안쪽 페르시아만에 묶인 컨테이너선은 모두 138척으로 총 47만TEU 규모다.
요금이 큰 폭으로 오른 중동 운임도 한동안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사들이 전쟁 위험 할증료와 비상 할증료 등을 부과한 데 이어 유류비와 인건비 상승분도 반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국제 선원 노사 협의체인 국제교섭포럼(IBF) 결정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운항하는 선박의 선원들에게 급여의 100%를 추가 지급하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중동 노선 운임은 1TEU당 2287달러로 전주 대비 72.3% 올랐다. 런던 보험시장 연합(JWC)은 중동 일대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보험료율을 기존 0.1%에서 1.3%까지 올리기도 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운임은 계속 오르고 해운 수요가 위축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