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능력을 증강시키는 역할을 하는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쉘의 국내 판매가 시작됐다. 하이퍼쉘은 지난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로보틱스 부문 최고 혁신상을 받은 중국의 로봇 스타트업이다. 제품명도 하이퍼쉘이다. 한국 소비자의 직구가 이어지자 국내 서비스 로봇 업체 브이디로보틱스와 손잡고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브이디로보틱스는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마실에서 '하이퍼쉘 국내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이퍼쉘을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브이디로보틱스는 국내 독점 총판 권한을 갖고 하이퍼쉘의 국내 마케팅∙영업∙유통∙사후서비스(AS)를 전담한다.
이번에 출시되는 '하이퍼쉘X 시리즈'는 인공지능(AI)이 지형과 사용자의 움직임에 맞춰 필요한 순간 힘을 증강·제어하도록 돕는 외골격 기기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3만대가 넘게 판매됐다고 한다.
1.8kg의 외골격 로봇을 허리와 다리에 착용하면 로봇이 고관절과 대퇴부를 보조해 힘을 덜 들이고 더 빠르고 멀리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착용 시 사용자의 심박수와 신체 피로를 각각 42%, 39%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품 중 하나인 '하이퍼쉘 고'를 실제로 착용하고 하이퍼모드(큰 힘을 보조하는 모드)로 놓고 걸어보니 로봇이 다리를 힘껏 밀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자 움직임에 맞춰 기자의 다리를 끌어올렸다.
계단을 두 칸씩 오를 때도 근력 사용이 확실히 덜한 느낌이었다. 다만 기기를 허리와 다리의 정확한 위치에 착용하지 않았을 때는 로봇이 보내는 힘의 보조가 온전히 사용자의 움직임에 맞춰 전달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브이디로보틱스 관계자는 "기기를 정확히 착용하고 튜토리얼을 통한 기기와 사용자 간 최적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보통 3일 정도 소요되며 이후에도 AI의 학습을 통해 로봇과 사용자가 하나가 된다"고 했다.
하이퍼쉘의 AI 모션 엔진은 계단, 내리막길, 눈길, 자전거 등 12가지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사용자의 움직임도 학습한다. 활용 목적에 따라 설계된 AI 모드, 모터 성능이 각기 다른 울트라(329만원), 카본(289만원), 프로(199만원), 고(149만원) 등 4종으로 출시된다.
브이로보틱스는 의료와 재활 중심이던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아웃도어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브이디로보틱스 관계자는 "통계를 보면 한국은 10명 중 6명이 운동을 하는 나라인 동시에 프리미엄 장비를 선호하는 특징을 보인다"면서 "큰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고 했다.
하이퍼쉘은 2028년까지 판매 2만대, 매출 400억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초기 인지도와 빠른 점유율 확대를 위해 자사 온라인몰 외 네이버·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과 현대이지웰 등에 입점하는 것을 추진한다. 주요 백화점 및 대형 마트 가전 매장 입점도 준비 중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향후 B2B, B2G 영역으로의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하이퍼쉘은 홍콩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 당시 무거운 장비를 착용한 소방관들의 화재 진화 및 수색 작업을 돕기 위해 제품 200대를 기부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산림청 및 국립공원관리공단과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국내 웨어러블 로봇 업체들은 주로 산업·의료·재활 목적의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 FRT로보틱스는 지난해 '한국건설안전박람회 2025'에서 산업 현장 맞춤형 외골격 로봇 StepUp NEO를 새로 공개했다. 엔젤로보틱스는 지난달 말레이시아 국립대 병원에서 하반신 마비 환자를 위한 재활 로봇 엔젤릭스 M20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