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설립 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454910)가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협동 로봇 자동화 설루션 전문 자회사 원엑시아(ONExia)를 전면에 내세워 핵심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북미 지역은 상대적으로 로봇 도입 수요가 많아 유망 시장으로 꼽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법인과 합병을 완료한 협동 로봇 자동화 설루션 전문 자회사 원엑시아(ONExia)를 중심으로 미국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원엑시아는 두산로보틱스의 실질적인 미국 법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미국 핵심 공업지대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점을 두고 25년간 관련 사업을 영위한 원엑시아를 통해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협동 로봇은 작업 공간이 인간과 물리적으로 분리되는 산업용 로봇과 달리 같은 작업장에서 함께 상호 작용하며 작동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기준이 높아 도입 기업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국제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팔(로봇 암) 형태가 일반적이며 주로 자동차 등 제조업 공장에서 조립 공정, 물류업의 분류, 포장 작업 등에 많이 쓰인다.
제조업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공장 자동화 수요가 많은 북미 시장은 적자 행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2025년 말 기준 인력이 부족한 약 35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에서 약 200만 개가 충원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제조업체의 65%가 주요 사업 과제로 인재 유치 및 유지를 꼽기도 했다.
고임금도 제조업 공장의 로봇 도입을 보다 합리적인 선택지로 만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8만2933달러(약 1억1900만원)로 한국의 5만947달러(약 7300만원)의 1.6배에 달한다.
도심과 떨어진 외곽에 있는 제조업 공장의 경우 수요가 더 클 수 있다. 주거 및 통근 문제로 인력 수급이 더 어려워 협동 로봇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엔데믹 이후 도심 지역에서 제조업 고용률이 회복세를 보일 때도 농촌 등 외곽 지역의 제조업 고용은 오히려 감소하기도 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미국 거점의 원엑시아를 중심으로 북미 직영 영업과 판매 채널 확대를 노린다. 2024년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가 39%로 국내(38%), 유럽(18%) 중 가장 높지만, 판매 채널은 34개로 국내(42개), 유럽(39개)에 비해 적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 330억원, 영업손실 5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29.6% 줄었고 영업손실은 44.3% 확대됐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51.8% 늘어나며 554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및 관세 정책 불확실성 영향이 컸지만 국내 제조업 업황 부진도 작용했다. 북미 시장 성과 창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두산로보틱스는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건설기계 자회사 두산밥캣(241560)의 미국 딜러망 네트워크 활용도 채널 확대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두산밥캣의 주력 상품인 소형 건설기계 장비의 경우 구매 고객층이 물류업을 영위하는 경우가 많다. 팔레타이징(적재) 제품 등 두산로보틱스 설루션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
협동 로봇 글로벌 시장은 지속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2019년 6억달러(약 8662억원) 규모에 머무르던 협동 로봇 시장은 지난해 22억달러(약 3조 1783억원)로 커졌다.
2023년부터는 매년 35.1%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 99억달러(약 14조3025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로봇 시장에서 협동 로봇이 차지하는 비율(2019년 4%→2030년 28%)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원엑시아는 지난해 9월 대형 수주를 하는 등 수주잔고를 늘리며 매출 확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24년말 380만달러(약 54억원) 규모였던 수주잔고는 지난해 3분기 기준 930만달러(134억원) 규모로 크게 늘었다. 두산은 지난해 7월 원엑시아 지분 89.59%를 356억원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