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중 리튬인산철(LFP) 적재량이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과 같은 삼원계 적재량을 넘어선 것은 물론 성장률도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보급형 전기차 확대, 가격경쟁력을 갖춘 저렴한 전기차 선호 흐름에 맞춰 완성차 업체들이 LFP를 채택하면서 생긴 변화로 보인다.

20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 기준 양극재 총량은 231만6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늘었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시장에서의 양극재 적재량은 79만9000톤으로 29.3% 성장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BYD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한 약 5000대의 신차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자라테의 파라나 강에 위치한 자라테 항에 하역 중인 모습. / AFP 연합뉴스

양극재 종류별로 보면 성장률에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 1~11월 삼원계 양극재 총 적재량은 90만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LFP는 적재량은 141만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4% 급증했다.

또한 LFP 적재량은 삼원계보다 51만톤 많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보다 많고, 증가 속도 또한 삼원계를 넘어선 것이다.

전체 양극재 적재량에서 LFP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지난해 1~11월 기준 LFP 양극재의 비중은 무게 기준 약 60%다. 1년 전인 2024년 1~11월 전체 양극재 총 적재량 169만5000톤 중 LFP는 89만2000톤으로 전체의 약 53%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6%포인트(P) 는 셈이다.

LFP 확대의 가장 큰 요인은 중국 내 LFP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극재 공급사 별로 보면 중국 양극재 회사인 후난위넝(Hunan Yuneng, 32만1000톤)과 완룬(Wanrun, 22만1000톤)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3,4위 역시 중국 다이나노닉(Dynanonic, 18만3000톤)과 로팔(Lopal, 16만3000톤)이 차지했다.

SNE리서치는 "LFP 공급처 상위권이 모두 중국 회사라는 사실은 LFP 양극재 시장에는 사실상 중국 중심의 공급망이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LFP 성장은 중국 소재 기업의 글로벌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배터리 소재 공급망에서 중국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 소재사는 삼원계 양극재 시장에서 만큼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1위는 중국 론베이(Ronbay)가 차지했으나, 엘앤에프(7만9000톤), 에코프로(5만6000톤), 포스코퓨처엠(4만3000톤)이 2~4위에 포진해 있다.

시장 변화에 발맞춰 한국 양극재 소재사들도 삼원계는 물론 LFP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에코프로는 연간 4000톤 규모의 LFP용 양극재 준양산 라인을 오창에 구축한 상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LFP 양극재를 요청하면 초기 물량 양산은 바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엘앤에프도 올해 상반기 대구에 LFP 공장을 준공하고 내년 하반기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내년까지 연간 최대 6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 설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소재사인 CNGR, CNGR의 한국 자회사인 피노와 손잡고 포항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공장을 올해 착공,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향후 추가로 전기차용 LFP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FP 시장 확대에 맞춰 대응하고 있지만 LFP보다 고부가가치 상품인 삼원계 양극재를 판매할 때 남는 수익이 더 많은 것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