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에서 생산돼 들어오는 중국 기업들의 태양광 셀·모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팽창 등으로 인해 태양광 발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1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8월 시작한 인도네시아·라오스·인도산 실리콘 태양광 셀·모듈에 대한 반덤핑(AD), 상계관세(CVD) 조사 관련 예비 판정 결과를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한화큐셀이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한 태양광 발전소./한화큐셀 제공

지난해 4월 상무부는 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4개국에서 제조·수입된 태양광 셀·모듈에 대해 AD, CVD를 확정한 바 있다. AD는 기업별로 6.1%에서 최대 271.28%, CVD는 최대 3403.96%로 결정됐다.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미국에 우회 수출을 하고 있는 중국 태양광 기업들을 겨냥한 조치였다.

이후 동남아 4개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태양광 셀·모듈의 물량은 줄었지만, 인도네시아·라오스·인도에서 수입되는 물량이 급증했다. 이에 미국 상무부는 이들 국가가 중국 기업들의 새로운 우회 통로가 됐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예비 판정에서 중국 기업들의 우회 수출 제품으로 판명될 경우 고율의 관세가 소급돼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동남아 4개국에서 생산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제품에 대해 관세를 소급 징수하고 있다.

미국의 강도 높은 규제로 인해 최근 일부 중국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보웨이그룹이 베트남에 설립한 태양광 셀·모듈 제조 기업인 보비엣 솔라는 미국 태양광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무부가 베트남산 제품에도 관세를 매겨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이 미국 태양광 셀·모듈 시장에서 손을 뗄 경우 미국에 생산 기지를 둔 한화큐셀, OCI홀딩스 등 국내 기업들은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된다. 사실상 포장지만 바꿔 들어오던 중국산 제품이 줄어들면 유통 물량이 부족해 제품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다.

한화큐셀은 올해 안에 미국 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를 완공할 예정이다. OCI홀딩스는 현지 자회사인 미션솔라에너지의 부지 안에 태양광 셀 생산 라인 건설을 검토 중이다.

최근 미국은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태양광 발전으로 메우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력 수요는 135테라와트시(TWh) 증가했는데, 태양광 발전량은 83TWh 늘어 전체 수요 증가분의 61%를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발전은 설치 기간이 1년 6개월에서 2년으로 원전(10년 이상), 복합화력(2~3년) 등 다른 발전원보다 짧아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증가할수록 설치 기간이 짧은 발전원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MS)와 태양광 패널 공급 및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오는 2032년까지 MS의 데이터센터가 쓸 전력을 조달하기 위한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