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손경식(87)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회장직에 재추대되면서 사실상 5연임에 성공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경총 회장단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손 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추대했다. 이에 경총은 오는 24일 정기 총회에서 손 회장 연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회장단 회의에서 추대된 후보가 총회에서 탈락한 사례가 없는 만큼, 손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됐다.
이로써 손 회장은 2018년 처음 경총 회장에 선임된 이후 오는 2028년까지 10년간 경총을 이끌게 됐다. 경총 회장의 임기는 2년이고, 연임 제한은 없다. 이에 손 회장 이전에도 장기간 재임한 회장들이 있었다. 초대 회장이었던 고(故) 김용주 전방 전 회장과 2대 회장인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각각 12년, 15년씩 경총 회장을 역임했다.
손 회장은 이번 회장단 회의에서 연임을 고사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부회장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손 회장에게 연임을 간곡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까다로운 노사 관계 조율을 다루는 경총 특성상, 재계에서 회장 적임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며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경총을 이끌어온 손 회장이 한 번 더 맡아주는 것이 최선의 선택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 8년간 경총을 노사 관계 전문 사용자 단체에서 종합경제단체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총은 전문 분야인 노동 문제에 더해 법인세와 같은 세제와 규제 등 다양한 경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손 회장이 직접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주요 경제 단체와 교류하는 등 국가 간 경제 협력 강화 방안에도 기여하고 있다.
다만 이번 임기는 손 회장에게 한층 도전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다음 달 10일부터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2·3조)' 시행이 예정돼 있다. 경영계는 이 법이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확대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경총은 보완 입법을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산업 구조 변화와 주 4.5일제 등 노동시간 단축 등에서도 경총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