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091810)이 올해 상반기 운항 예정이던 중국·라오스·방콕 등의 항공편을 대거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업계에서는 신뢰도 하락 등 비운항에 따른 부담이 있는 상황임에도 이어지는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3월부터 인천발 라오스 비엔티안·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중국 선양 노선에서 예정됐던 항공편 일부를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천~비엔티안 노선은 오는 3월 16일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항공편 중 일부를 운항하지 않는다. 인천~코타키나발루 노선은 같은 달 3일부터 28일, 인천~타슈켄트 노선은 3월 6일부터 27일 항공편 중 일부가 대상이다.
인천~선양 노선에서는 3월 2일부터 4월 26일까지의 항공편 중 일부가 비운항편에 포함됐다. 이 밖에도 청주발 인도네시아 발리 항공편(3월 3일~7월 15일)과 대구발 태국 방콕 항공편(3월 26일~7월 15일)의 일부에 대해서도 비운항을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비운항 결정에 대해 "항공 노선 운영 시기에 따라 여객 수요와 영업 스케줄 등을 종합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해당 항공편 승객에게는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인접 항공편으로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기체 문제나 수요 급감 등 항공사의 사정에 따라 비운항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티웨이항공의 경우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연속 적자 상황에서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러한 결정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운수권이 있는 항공사는 동·하계로 나뉘는 항공 일정마다 배분받은 슬롯의 80% 이상을 운항해야 기득권(다음 해 같은 항공 일정에도 해당 슬롯을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권리)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비운항 결정에는 기본적인 부담이 있다. 운항 실적을 80% 이상으로 채웠더라도 차후 국토교통부의 신규 운수권 배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고객 신뢰도 역시 하락할 수 있는 위험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의 경우 수요 문제로 비운항을 결정하지는 않고 있다. 기체 결함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대체기를 투입해 비운항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의 경우 운임이 비싼 만큼 운항 안정성에 만전을 기한다"면서 "수요 감소 등의 요인으로 비운항을 결정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 역시 비운항을 최소화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3월 28일까지 남아있는 동계 운항 일정과 하계 일정에 현재까지 변동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인천~푸켓 노선에서만 비운항을 결정한 상황이고, 이스타항공의 경우 항공기 점검을 이유로 오는 5월 9일부터 20일까지 인천~다낭 노선과 오는 6월 10일부터 30일까지 인천~나트랑 노선의 비운항을 결정한 상태다.
티웨이항공은 2024년 2분기 21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비운항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고도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3월 이후 비수기에 접어드는 동남아 노선 위주의 비운항을 통해 확보된 공급 여력을 부산~치앙마이, 제주~후쿠오카 노선 등 신규 취항 노선과 수요가 큰 노선에 쏟아 수익성을 높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4분기 추정 실적 컨센서스는 연결 기준 매출액 4697억원, 영업손실 319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지만, 손실 규모는 47.6%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연간 추정 실적 컨센서스는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조7515억원, 영업손실은 1718.4% 늘어난 2231억원으로 추정됐다.
티웨이항공이 비운항을 결정한 지역 상당 수는 여객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라오스 노선의 경우 지난해 여객 수가 26만7385명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인천~코타키나발루 노선 역시 같은 기간 20% 감소한 41만9820명의 여객 수를 기록했다.
대구~방콕 노선 역시 15% 감소한 10만7172명으로 집계됐다. 청주~발리 노선의 경우 티웨이항공이 지난해부터 운영한 단독 노선이나, 우기 등 현지 계절 요인에 따른 수요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선양·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경우 여객 수요가 증가했음에도 비운항이 결정됐는데, 새로 운수권을 받은 인천~자카르타 노선이나 김포~제주 노선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 교수는 "대형 항공사에서는 좀처럼 하지 않는 비운항을 결정했다는 것은 생존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특히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운수권을 받으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기단 효율화 필요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LCC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티웨이항공이 지금의 적자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6수요(직항 노선이 없는 제3국과 상대국을 잇는 수요) 유치가 중요하다"면서 "대형 항공사의 외형을 갖게 된 만큼 다양한 항공사와의 제휴를 통한 확장이 필수적"이라고도 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운항 일정의 경우 다른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운영 시기에 따라 노선별 여객 수요 및 부정기편 운항, 영업 시기 등을 종합해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