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R)인 '혁신형 SMR(i-SMR)'에 대한 표준설계 인가 신청이 2월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표준설계인가는 원자로가 안전하게 설계됐는지 검증하는 절차로 인허가 절차의 시작이자, 상용화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다.

11일 정부와 원전 업계에 따르면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단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통상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등은 i-SMR 표준설계 인가 신청 일정을 놓고 조율 중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2월 중으로 표준설계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단이 개발 중인 한국형 SMR인 '혁신형 SMR(i-SMR)' 개념도. /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단 홈페이지 갈무리

표준설계 인가는 원자로 설계가 국내 원자력 안전 규제 기준에 맞는지 원안위가 검증하는 단계다.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단이 마련한 설계대로 SMR을 건설해도 안전하다는 인가를 하는 것이다.

표준설계 인가는 원자력안전기술원 연구원들이 질의하고,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단이 답변하는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표준설계인가에만 최소 3년이 걸릴 수 있으며, 표준설계 인가 과정에서 설계도에 대한 수정·보완이 이뤄질 수 있다. 표준설계 인가를 얻어야 국내 원자력발전소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안위에 SMR 건설 허가 신청을 하고 SMR 건설에 들어갈 수 있다.

SMR은 원자로 부품을 공장에서 모듈로 제작해 현장에서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한 300메가와트(MW) 이하의 원자로다.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80여 종의 SMR이 개발 중이다. 원전 업계에선 2030년대에 SMR 상용화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정부도 SMR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가 i-SMR로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다. 정부는 i-SMR 개발을 위해 지난 2020년 i-SMR 연구개발(R&D) 계획을 발표했고, 2023년부터 2028년까지 399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혁신형 SMR 추진단은 i-SMR 기술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으로 지난 2023년 2월 비영리법인으로 출범했다.

혁신형 SMR 추진단은 2025년 말까지 표준설계를 완료하고 2026년 초 인허가 신청, 2028년까지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이와 관련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2035년까지 SMR 1기를 준공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현 정부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한국의 SMR 상용화는 미국보다 다소 늦을 수 있다. 미국의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취득했고, 지난해에는 77MW 출력의 SMR 설계에 대한 추가 인증을 완료했다. 뉴스케일파워는 올해 상반기 건설 인허가를 추진하고 2029년 상반기에 SMR 건설 착수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미 부유식 SMR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를 가동 중이며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육상 SMR인 '링롱 1호' 운전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