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대형 해상풍력 터빈 개발에 속도를 내며 공급망이 조만간 완성될 전망이다. 한국은 현재 중소형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완성된 공급망을 갖췄지만 대형의 경우 아직 터빈이 없던 상황이다. 정부가 해상풍력 공급을 늘릴 방침인 가운데 수출산업으로도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정부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5년까지 해상풍력 단지 25GW를 구축한다는 계획에 따라 20MW급 초대형 해상풍력 터빈을 국내에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20MW급 해상풍력 터빈 기본설계에 대한 국책 과제를 수행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유니슨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대형 해상풍력 터빈을 제외한 하부구조물, 타워, 해저 케이블 등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SK오션플랜트·GS엔텍·현대스틸산업은 하부구조물을 제작 및 설치한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해저 케이블 기술력을 갖고 있고, 씨에스윈드는 세계 1위 풍력 타워 제조사로 주요 터빈 회사에 타워를 공급한다.
풍력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유니슨은 10메가와트(MW)급 해상풍력 터빈 개발을 마쳤고, 시장을 떠났던 효성중공업은 재진출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8MW와 10MW급 해상풍력 터빈 개발을 완료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8MW급 해상풍력용 터빈 13개를 오는 2029년 3월 준공하는 야월해상풍력단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멘스가메사와 15MW급 해상풍력 터빈 기술 협력도 추진 중이다.
두산중공업 시절인 2005년 풍력발전 터빈 시장에 진입한 두산에너빌리티는 그동안 3메가와트(MW), 5.5MW급 해상풍력 터빈을 만들어 설치한 경험이 있다.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에는 3MW급 터빈 10개,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에는 5.5MW급 터빈 18개, 서남해실증단지에는 3MW급 20개를 각각 설치했다. 이제 대형 풍력 터빈으로 주력 제품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유니슨도 10MW급 해상풍력 터빈 설계를 마치고 실증을 앞두고 있다. 전남 영광 앞바다에 마련돼 있는 풍력 실증 단지에서 성능 테스트를 마치면 상용화에 나설 수 있다.
2020년대 초반 해상풍력 시장을 떠났던 효성중공업도 해상풍력 터빈 시장에 다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중국 상해전기의 터빈 생산 라이센스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에 따르면 2024년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해상풍력 발전 용량은 총 83기가와트(GW)로 중국이 절반가량인 41.6GW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은 7년 연속 신규 해상풍력 설치량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영국, 대만, 독일, 프랑스를 앞서고 있다.
중국 기업은 막대한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급성장하면서 해상풍력 공급망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터빈계 전통 강자인 덴마크 베스타스, 독일 지멘스가메사 외에 해상풍력 터빈 상위권에 자리 잡은 골드윈드·CSSC·산이는 중국 기업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이제 산업이 커지는 초기 단계"라면서 "대형 터빈 기술만 확보하면 한국이 공급망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산을 도입하길 꺼릴 수 있는 대만, 일본 등이 주요 공급 후보 지역으로 거론되는 만큼 새로운 수출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