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최근 대형 벌크선과 자동차 운반선(PCTC)을 잇따라 인수하며 운용 선박을 다변화하는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SK해운 인수가 무산된 이후 개별 선박을 인수해 몸집을 확장하는 쪽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싱가포르 조선사인 베르제 벌크로부터 20만9000DWT(재화중량톤·선박 자체 무게를 제외한 화물 적재 용량)급 드라이 벌크선을 7450만달러(약 1075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10월 6만3000DWT급 드라이 벌크선 2척을 인수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이 선박은 HMM이 지난해 브라질 광산업체인 발레와 맺은 장기 운송 계약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HMM은 발레와 약 6362억원에 10년 장기 운송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MM은 이달 초 중국조선공사(CSSC)의 자회사인 광저우조선소인터내셔널(GSI)로부터 1만800CEU(1CEU는 소형차 1대를 운반할 수 있는 약 6㎡의 공간)급 PCTC 1척도 인도 받았다.
HMM은 SK해운 인수가 무산된 지난해 3분기부터 적극적으로 선대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4년 말 42척이었던 HMM의 벌크선 선대 규모는 지난해 3분기에는 49척으로 1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운반선 선대 규모는 8척(9.6%) 증가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1조원을 투입해 SK해운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은 37척의 원유·가스 운반선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며 "이 같은 계획이 틀어지자 준비했던 자금을 개별 선박을 사들이는데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MM이 벌크선을 늘려 주력인 컨테이너선 사업 부문의 업황 부진에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 2024년 이후 컨테이너선 시황은 악화되는 추세다. 중국 상하이를 기점으로 하는 주요 항로 운임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4년 평균 2506.27에서 지난해에는 37% 하락한 평균 1581.3을 기록했고, 지난 30일에는 1316.75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3분기 기준 HMM의 컨테이너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1조5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반면 벌크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8%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85%에 달하는 컨테이너선 사업 매출 비중을 80% 미만으로 낮추고, 벌크선 사업 매출 비중을 12%에서 22%까지 높이겠다는 게 HMM의 계획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선대 확장 방안이던 SK해운 인수가 무산된 상황에서 HMM이 선대 확충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으로 중고 선박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벌크선 선사들은 대개 규모가 크지 않고, 신규 건조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HMM이 적극적으로 중고선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