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의 수퍼 사이클(초장기 호황)에 올라탄 효성중공업이 지난해 영업이익 7470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 인적분할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특수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려,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압 변압기 수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30일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조9685억원, 영업이익 747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9%, 영업이익은 106.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5028억원으로 전년보다 125.6% 늘었다.
효성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이 7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2018년 신설 법인 출범 이래 처음이다. 주력인 중공업 부문이 전 세계적인 전력망 확충 특수에 힘입어 전사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어난 1조74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2605억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1977억원)를 31.8% 상회했다.
효성중공업의 가파른 성장세는 초고압 변압기가 이끌고 있다. AI 시대가 열리며 데이터센터 한 곳이 소도시 전체와 맞먹는 전력을 소모하게 되자, 대용량 전력을 효율적으로 송전할 수 있는 초고압 전력기기 수요가 폭증했다.
변압기 사업을 담당하는 중공업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2445억원으로, 이익률은 20.2%에 달했다. 전년 동기(10.8%) 및 전 분기(17.1%)와 비교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반면 건설 부문은 영업이익 158억원, 이익률 3%를 기록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765kV(킬로볼트) 극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 수주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영국·스웨덴·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수주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수주 잔고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중공업 부문의 4분기 신규 수주는 1조9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이로써 전체 수주 잔고는 11조9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북미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다. 2030년까지 일감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수익성 높은 선별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효성중공업은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와 수주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달러 규모의 추가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년 치 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에서 현지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 수익성 개선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라며 "증설이 마무리되는 2028년에는 멤피스 법인에서만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