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기업 수장들을 잇달아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인 빌 게이츠를 5개월여 만에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별도로 만나 에너지 산업의 미래와 전망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정 회장과 게이츠 회장은 지난해 3월과 8월,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SMR(소형모듈원자로) 공급망 확대와 상업화 진행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정기선(오른쪽) HD현대 회장이 22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립자와 회동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HD현대

HD현대와 테라파워는 최근 에너지 전환의 핵심 의제로 부상한 SMR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HD현대는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며 SMR 기술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테라파워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를 공급했고,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공급망 협약을 지난해 3월 체결했다.

나트륨 원자로는 테라파워에서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로, 고속 중성자를 핵분열시켜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소듐)으로 냉각해 전기를 생산한다. SMR 가운데 안전성과 기술 완성도가 높으며 기존 원자로 대비 핵폐기물 용량이 40%가량 적은 것이 특징이다.

정 회장은 포럼 이틀째인 지난 20일에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기업 팔란티어의 창업자 겸 CEO 알렉스 카프와 만나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HD현대는 2021년 HD현대오일뱅크를 시작으로 조선·해양, 에너지, 건설기계 등 핵심 사업에 팔란티어의 빅데이터 솔루션과 인공지능 플랫폼(AIP)을 도입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체계를 구축해 왔다.

HD현대는 향후 팔란티어와 공동으로 '센터 오브 엑설런스(CoE)'를 구축해 임직원의 고급 데이터 분석 및 AI 활용 역량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하고, AI 기반 혁신을 이끄는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정 회장은 2023년 이후 매년 다보스포럼 주요 세션에 참석해 AI와 에너지 등 미래 산업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올해 포럼에서는 글로벌 산업 환경과 협력 가능성을 점검하는 데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