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부터 절반으로 단축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의 전기차 충전 구역 주차 시간에서 새벽 시간대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저녁 시간부터 충전을 시작하는 경우 취침 중 일어나 차를 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28일 산업통상부와 전기차 충전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5일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완속 충전 구역 주차 시간이 최대 14시간에서 7시간으로 단축된다. 허용된 충전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전기차 충전 구역에 계속 주차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 한 대형마트 전기차 충전소. / 연합뉴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배터리 용량은 보통 30킬로와트시(kWh)다. 순수 전기차(BEV)의 배터리 용량(70~80kWh)보다 적다. 완속 충전기 충전 속도가 보통 시간당 7킬로와트(kW)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는 방전 상태에서 완전히 충전되는 데까지 10시간 이상이 걸리는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약 4~5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전기차 운전자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전기차 충전 구역 이용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완충에 훨씬 적은 시간이 들어감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운전자들이 계속 주차를 하는 경우가 잦아 정작 오랜 시간 충전을 해야 하는 전기차 운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충전 가능 시간을 줄이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운전자들에게서 불만이 제기됐다. 충전 가능 시간이 7시간으로 줄어들게 되면 심야 시간에 차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이유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운전자가 퇴근 이후인 저녁 7시부터 충전을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새벽 2시 전에는 차를 빼야 한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 주택들은 심야 시간에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전 구역에서 나와도 주차를 할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산업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충전 가능 시간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유지하지만,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충전 시간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야간에 충전하는 경우 새벽에 출차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이 접수됐다"며 "자정부터 6시간을 산정에서 제외해 야간에 계속 충전할 수 있도록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부가 방침대로 자정부터 6시간을 충전 시간 산정에서 제외할 경우 충전 구역 이용을 둘러싼 전기차 운전자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운전자의 갈등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주차 가능 시간이 최대 13시간으로 규정을 바꾸기 전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만은 충전이 필요한 심야 시간대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때문에 충전을 못하는 것이었다"며 "자정 이후 6시간이 산정에서 제외되면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편함이 개선될 게 전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