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컨테이너선 수주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가격이 비싸고 수익성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을 주로 공략했지만, 최근 미국이 중국 조선사들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면서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더 많은 수주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8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조선사들의 컨테이너선 수주 규모는 525만9817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105척)로 전년 대비 128% 급증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해 중국 국적 또는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해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해운사들이 컨테이너선 건조를 한국 조선사들에게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선박에 대한 USTR의 수수료 부과 조치는 1년 유예됐지만, 업계에는 규제 재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한국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내 조선사의 수주가 늘었지만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은 여전히 중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3.6%(276척)였던 중국의 컨테이너선 수주 점유율은 2024년 87.7%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주 비중은 26.5%에서 9.6%로 감소했다.
한국은 중국보다 기술력에서 앞선 LNG 운반선 수주에 주력해 왔다. 컨테이너선에 비해 마진이 높은 데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의 비중이 늘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락슨이 전망한 올해 LNG 운반선 수요는 115척으로 지난해 발주된 37척의 약 3배 수준에 이른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LNG 운반선과 함께 컨테이너선 수주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과 수익성은 LNG 운반선이 높지만,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컨테이너선이 훨씬 크다.
국제 액화천연가스수입협회(IGN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LNG 운반선의 선대(각 국가나 해운업체에서 보유·운용하는 선박) 규모는 831척으로 집계됐는데, 컨테이너선 선대 규모는 약 7000척에 육박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운반선만으로 목표한 수주나 실적을 달성하기는 버거운 상황"이라며 "최근 노후 선박의 교체, 신규 건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컨테이너선의 수주에도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LNG 운반선 물량이 줄어 어려움을 겪을뻔 했지만, 컨테이너선 수주 증가로 한숨을 돌렸다"며 "미국의 중국산 선박 제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조선사들이 적극적으로 컨테이너선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