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저비용항공사(LCC) 통합을 앞두고 임금 격차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에어부산 임금 협상이 최근 최종 결렬됐는데, 노조는 사측이 진에어 수준의 임금을 약속한 만큼 이를 보장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 인상을 확약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조종사노동조합은 지난 13일 2025년도 임금 협상 결렬을 결정짓고, 곧바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에어부산조종사노조(노조)는 대표성을 가지고 여객·지상직 노동자들의 임금 협상까지 책임지고 있다. 노조는 2025년 임금인상률로 13%를, 사측은 3.7%를 각각 제시했다.
에어부산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총 7차례에 걸쳐 교섭을 했으나, 사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었다"면서 "현재 에어부산 근로자의 임금은 진에어 대비 82% 수준"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에어부산 직원의 평균 급여(1~6월)는 3600만원으로, 진에어(4400만원)의 81.8%다. 2024년 12월말 기준 연평균 급여는 에어부산 6400만원으로, 진에어(7500만원)의 85.3%다.
노조는 지난해 4월 2024년 임금 협상 당시 사측이 2025년, 2026년 단계별 인상을 통해 통합 시점인 2027년 1분기까지 진에어와 동일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에어는 2025년 임금을 3.0% 인상하기로 했다. 남이훈 에어부산 노조위원장은 "사측의 인상률을 적용하면 진에어와의 임금 격차가 0.7% 줄어드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사측이 임금 격차를 감안해 인상률을 높이고, 통합 시점에 동일 임금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한 내용이 당시 회의록에 남아 있다"고 했다.
사측은 임금 인상을 약속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또 노조가 요구하는 인상률(13%)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의 인상률(3% 내외)과 비교했을 때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임금 인상 수준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확약한 사실이 없다"면서 "노조에서는 현재 인수 기업의 4배가 넘는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통합 후 임금 차별을 우려하고 있다. 통합 후 교섭권 확보가 보장돼 있지 않은 만큼 통합 전에 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설 연휴 준법 투쟁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지노위의 조정까지 결렬되면, 노조원 쟁의 찬반 투표를 진행한 뒤 쟁의권을 획득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항공운수사업은 철도·병원 등과 함께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전면 파업을 할 수 없다. 항공 노동자들은 파업 시에도 필수 인력을 투입하고 노선별 최소 운항률을 유지해야 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올 연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항공사의 등장을 앞두고, 에어부산의 임금 협상 결렬을 주시하고 있다. LCC 통합 과정에서 임금 협상 과정이 순탄치 못하다면 피인수기업인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원태 회장은 '화학적 결합'을 연일 강조하는 상황이다.
한편 진에어는 내년 1분기 에어부산, 에어서울과의 통합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는 지난 22일 진에어 창립 18주년 행사에서 올해 3사의 물리적 결합을 마무리하고 구성원들의 화학적 결합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