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세 번째 마일리지 통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제휴 카드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드업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를 이어받아 고객들이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계속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한항공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및 활주로에 놓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 /뉴스1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세 번째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했다. 지난달 제출한 두 번째 마일리지 통합안에 대해 공정위가 요구한 보완 사항을 추가한 것이다. 공정위는 합병안에 대한 심사관 검토를 거쳐 이르면 오는 3월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에서는 기업결합 승인 시점에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제휴 카드 가입자들이 합병 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을 지 여부도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제휴 카드에 대해 여신금융협회로부터 접수한 의견도 함께 심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제휴 카드란 일정 금액을 소비하면 항공사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도록 하는 카드를 말한다. 아시아나항공 제휴 카드의 적립 비율은 소비액 1000원당 1마일리지인 경우가 상당하다. 제휴 카드의 적립 비율이 1500원당 1마일리지인 대한항공과 비교하면 가입자들은 같은 금액을 소비할 경우 더 많은 마일리지를 쌓게 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제휴 카드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합병 결정에 따라 지난해 4월 말부터 발급이 중단됐다. 카드의 유효 기간은 통상 5년이라 이 카드는 합병 이후인 2030년 4월까지는 사용될 수 있다.

문제는 내년 이후 사용하는 금액에 마일리지가 어떻게 적립 되느냐다. 앞서 대한항공이 공정위에 제출한 마일리지 합병안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제휴 마일리지 전환 비율은 1 대 0.82였다. 아시아나항공 회원이 마일리지 카드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1마일리지당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0.82마일로 바꿔준다는 내용이다. 공정위는 마일리지 합병안에 보완 지시를 했지만, 전환 비율을 문제 삼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통합 이후에도 카드 유효기간까지는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를 변동 없이 쓸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과 동일하게 소비액 1000원당 1마일리지씩 계속 적립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는 합병 이후에는 추가 적립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이 이 같이 요구하는 이유는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 가입자들과의 마찰을 우려해서다.

두 항공사가 통합되면 항공편이나 제휴사를 이용할 때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만 적립된다. 비율이 달라지면 아시아나항공 카드로 마일리지를 쌓았던 가입자들은 기존에 받았던 서비스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김포~제주 노선의 왕복에 필요한 마일리지는 1만마일이다. 기존 카드로 1000만원을 써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1만마일 보유한 고객은 별도로 항공료를 지급하지 않고 탑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통합 이후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적립되면 이 고객이 얻는 마일리지는 8200마일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1800마일을 더 쌓아야 무료로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가 합병 후 추가 적립이 되지 않는 점도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원하는 항공권을 사기에 부족한 마일리지를 가진 고객은 전환비율 감수하고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해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계약 조건과 달라지기 때문에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칠 수 밖에 없고, 이를 오롯이 카드사가 감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공정위의 별도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의 추가 적립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합병안은 공정위의 승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만 언급한 채 구체적인 입장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