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한화생명과 함께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양대 계열사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주력 사업 부문인 방위산업에서 잇따라 대규모 수주를 따낸 데다, 한화오션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덩치를 크게 불린 데 따른 것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연합뉴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의 지난해 매출 컨센서스(전망치)는 전년 대비 139% 증가한 26조8948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발표되는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한다면 한화에어로의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게 된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2022년부터 매년 매출 신기록을 기록해 왔지만, 그룹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2024년 기준 한화그룹 총 매출은 83조8056억원이었는데, 이 중 한화에어로는 11조2401억원으로 비중은 13% 수준이었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매출 비중이 큰 곳은 29.3%의 한화생명으로 24조58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하는 한화생명의 지난해 매출액 전망치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매출이 보험영업수익과 투자영업수익으로 구성되고, 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자회사들도 비슷한 형태의 사업을 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0조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4분기에도 같은 폭으로 늘었다고 가정하면 한화생명의 지난해 매출은 28조6172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이 같은 추정치와 컨센서스를 종합하면 한화에어로는 한화생명과 비슷한 매출을 올리는 계열사가 된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라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계열사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한화에어로의 매출이 1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2024년 말 한화오션을 자회사로 편입해 지난해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3척 등을 수주했고, 미 해군과 함정의 유지·정비·보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익원도 다각화했다. 한화오션의 지난해 매출 추정치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12조9010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업인 방산 분야의 안정적인 성장도 한화에어로의 매출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동남아시아, 호주 등 여러 국가와 K9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 레드백 장갑차 등 주력 제품 수출 계약을 맺었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도 천궁Ⅱ의 다기능 레이더 수주 등에 따라 전년 대비 27% 늘어난 3조56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한화에어로가 한화생명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계열사가 된 것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합류한 후 3년여 만이다. 지난 2010년 그룹 입사 후 줄곧 에너지 분야에 몸 담았던 김 부회장은 2022년 8월 그룹 부회장 승진과 함께 한화에어로 전략 부문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한화에어로는 2022년 한화디펜스를 합병했고, 2023년에는 ㈜한화의 방산 부문까지 합치며 몸집을 키웠다. 2024년에는 한화정밀기계 등 비주력 사업을 떼어내고 한화오션을 자회사로 편입해 방산·조선 사업에 집중해 왔다.

재계에서는 한화에어로가 또 다른 사업 축인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경우 김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항공우주 분야는 항공기용 가스터빈 엔진 사업과 우주발사체 개발 등이 속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에어로의 지상 방산 부문의 매출액은 2조1098억원이었고, 항공우주 부문은 604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