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부치는 데만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지난 20일 오전 6시 40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아시아나항공 수속 카운터. 이 곳에서 만난 조창연씨는 "아시아나항공이 T2로 옮겨온 이후 탑승객이 급증해 공항이 혼잡해졌고, 이용에 불편함도 늘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여행사에서 가이드로 일하는 조씨는 한 달에 서너 번 정도 인천공항을 찾는다고 했다.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이 T2로 이전한 후 6일이 지났다. 이전 당일에는 인천공항공사가 보안 검색 등 각종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추가로 T2에 동원해 혼잡한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날 혼잡 시간대에 찾은 인천공항 T2에서는 밀려드는 이용객들과 부족한 인력 문제로 인해 곳곳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보통 공항에서는 오전 5시부터 8시까지가 승객이 몰리는 '혼잡 시간대'로 꼽힌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오전 6시 이후부터 운항되다보니 이 시간에 맞춰 출국하려는 승객이 몰리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T2에서 출국한 승객 수는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1만2364명이었다. 이날 하루 T2로 출국하는 전체 승객 수(4만4803명)의 28%가 이 시간대에 항공편을 이용한 것이다.
이날 오전 6시쯤 T2 G구역의 아시아나항공 자동 수하물 전용(셀프 백드롭·Self Bag Drop) 카운터에는 100명이 넘는 승객이 대기선 바깥까지 줄지어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반 고객과 대형 수하물 소지 승객 등이 수속과 수하물을 위탁할 수 있는 H구역에도 승객들이 대기선을 가득 메웠다.
한 승객은 "대한항공을 이용할 때보다 출국 수속하는 데 시간이 두 배는 넘게 걸린 것 같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대한항공 수속 카운터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대한항공을 이용해 타이페이로 떠나는 한 50대 부부는 "수하물을 맡기는 데 20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운항한 출국 항공편은 모두 22편이다. 같은 시간 아시아나항공(11편)에 비해 2배 많은 항공편을 보냈지만, 신속하게 수속이 이뤄졌다.
이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더 많은 수의 셀프 백드롭 카운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부터 T2에 둥지를 튼 대한항공은 현재 43곳의 셀프 백드롭 카운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넘어온 아시아나항공은 16곳만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제1여객터미널(T1)을 사용할 때는 28곳의 셀프 백드롭 카운터를 운영했었다. 인천공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 이전에 맞춰 H열에 셀프 백드롭 카운터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일정 지연으로 4월 말까지 이를 교체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유인 수속 카운터로 운영 중인 H열을 셀프 백드랍 카운터로 교체하면 총 32곳에서 셀프 백드랍 카운터를 운영하게 된다"면서 "공항공사와 협조해 여건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날 공항에서는 T2의 주차장 이용이 어려워졌다고 호소하는 이용객도 많았다. 오전 6시 30분 전광판에 582대 주차가 가능하다고 표시가 돼 있던 T2 단기주차장(정기권 제외 총 2819면)은 오전 11시 30분이 되자 주차 가능 대수가 41대로 급감했다.
주차 이후 셔틀버스를 타고 출·입국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장기주차장(총 9295면)은 오전 7시부터 이미 만차였다. 출국장에서 2㎞ 떨어진 주차 타워(총 6453면)에나 약 1047대를 수용할 자리가 있었다.
보안 검색도 아시아나항공의 이전 당일에 비해 눈에 띄게 혼잡해졌다. T2는 출국장 두 곳에 각각 17대의 보안 검색대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검색대에서 일할 인력이 부족해 혼잡 시간대에도 각각 12대의 검색대만 운영되고 있었다.
이날 혼잡 시간대의 출국자 수를 감안하면 1대의 보안 검색대는 3시간 동안 515명의 소지품을 검색한 셈이 된다. 밀려드는 탑승객에 비해 열려있는 검색대의 수가 적다 보니 보안 검색을 위해 1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아시아나항공 탑승객의 경우 출국 수속과 보안 검색을 위해 2시간 넘는 시간을 썼다는 결론이 나온다. 대한항공 탑승객은 이보다 훨씬 일찍 수속을 마쳤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T2는 출국장 밖에서 보기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보여도 내부 출국장이 크게 마련돼 약 600명이 출국장 내부에서 줄을 설 수 있다"며 "혼잡 시간대에는 보안 검색에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의 보안 검색 요원은 총 2043명으로 T1에서 1156명, T2에서 887명이 각각 근무한다. 인천공항보안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이전했음에도 T2의 인력 충원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공항보안 한 관계자는 "T1과 T2는 보안 검색 장비가 다르고, T2가 혼잡하다고 해서 매번 비번 근로자를 투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인력 충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