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박 제조 3사 중 한 곳인 솔루스첨단소재가 유럽에 진출한 중국 배터리 업체 한 곳 등 신규 고객사 두 곳과 전지박 공급 계약 체결을 앞둔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이 원산지 규정 등을 담은 배터리 규정을 강화하자 헝가리에 공장을 둔 솔루스첨단소재에 배터리 업체가 문을 두드린 결과다.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두 개의 배터리 회사와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한 전지박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상반기 목표로 추가 계약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전지박 생산 공장 전경. / 솔루스첨단소재 제공

동박은 구리를 얇게 눌러 만든 막이다. 동박은 용도에 따라 전지박과 회로박으로 나뉜다. 전지박은 전지용 동박의 약자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에 쓰인다. 전류를 흐르게 하는 이동 경로 역할과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역할을 맡는다. 회로용 동박의 약자인 회로박은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회로 기판에 들어간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에 공급할 전지박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로 전지박 공급 계약을 맺은 회사 4곳 중 3곳은 유럽에 있는 배터리 회사였다. 그중 한 곳은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인 중국 CATL이었다. 이 외에 유럽에 진출한 또 다른 중국 배터리 회사, 한국 배터리 회사와도 전지박 공급 계약을 맺었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유럽에서 전지박 수주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헝가리 공장 덕분이다. 전 세계 동박 회사 중 유럽 현지에서 전지박을 생산하는 곳은 솔루스첨단소재의 헝가리 공장이 유일하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0년부터 헝가리 1공장을 가동 중이다. 헝가리 2공장은 2024년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SK넥실리스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폴란드에 동박 공장을 준공했으나, 수요가 부족해 공장 가동을 시작하지 않았다.

중국 배터리 업체가 유럽 시장에 공략에 나선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진출이 사실상 막히자,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CATL은 독일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며 헝가리에 유럽 최대 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다. CATL은 스페인에도 세계 4위 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BYD는 헝가리 남부에 전기차 공장과 함께 배터리 생산 라인 구축을 추진 중이다. 중국 이브이 에너지(EVE Energy)는 헝가리에 BMW 공급용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일본계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엔비전 ASEC도 프랑스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세계 9위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신왕다(欣旺达·Sunwoda)도 헝가리에 유럽 내 첫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내수 시장이 포화 단계에 진입하자 유럽으로 진출 중"이라며 "아직 유럽 배터리 시장이 초기 단계라 중국 배터리 소재사는 유럽에 진출하지 않았기에 현지에 공장을 둔 솔루스첨단소재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