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이 올해 전년 대비 45% 이상 급증하며 본격적인 실적 퀀텀 점프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미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조선 3사가 선별 수주한 고부가가치 선박들이 올해부터 실적에 대거 반영되면서, 3사 모두 영업이익률 10% 초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1위인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해양 부문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82% 대폭 상향하며 '수퍼 사이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조선 3사의 2026년 연간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조60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인 4조5613억원 대비 44.9% 증가한 수치다.
◇ HD현대중공업, 통합 효과·업황 호조… 영업익 3조원대 전망
지난해 말 HD현대미포와 합병하며 몸집을 키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영업이익 3조원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 3조원 돌파는 조선업 호황기였던 2010년 이후 16년 만으로, 통합 법인 출범 효과와 업황 호조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6% 늘어난 21조6079억원, 영업이익은 약 43% 늘어난 3조389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률은 15%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시장의 눈높이는 더 높아지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을 각각 3조5430억원, 3조5091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작년 실적 대비 각각 약 69%, 65% 증가한 수치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이클에도 대형사 중 가장 우수한 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진 사업을 기반으로 수익성이 뒷받침되고, 친환경 선박 분야의 경쟁력과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해양 방산 사업이 순항하고 있어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중공업·한화오션도 영업익 2조원 진입 눈앞
삼성중공업 역시 실적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442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66%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예상 매출액(12조4481억원) 대비 영업이익률은 11.6%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이 해양 플랜트와 고선가 상선 매출의 동반 호조에 힘입어 실제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30% 이상 웃돌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중공업이 올해 전년 대비 89% 급증한 1조70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이익률이 14%에 가까울 것으로 예측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삼성중공업이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단일 모델로만 연간 해양 매출 3조원 시대를 여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상선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4.9%에 달하는 가운데, 2023년 수주한 고선가 LNG 운반선의 매출 인식이 본격화하며 이익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오션도 올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 구간에 진입한다. 증권가는 한화오션이 올해 영업이익이 1조777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35%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은 12.6%에 이를 것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2024년(영업이익 2379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이익 규모를 7.5배 이상으로 키우는 셈이다.
강 연구원은 "해양 부문의 일부 매출이 이연되지만 수익성이 높은 특수선(방산)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며 "특수선 매출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1조8000억원에 달하며 가파른 이익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ㅣ
◇ 고선가 물량 매출 인식 본격화
이처럼 실적 호조 전망이 잇따르는 건 선별 수주 전략 덕분이다. 조선사들은 독(선박 건조 공간)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수익성이 높은 선박 위주로 골라 받는 전략을 취해 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흑자 구조를 단단히 다진 해라면 올해부터는 고선가에 수주한 LNG 운반선 등의 매출 인식이 본격화하며 이익의 질이 완전히 달라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3사는 지난해 쌓아 올린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목표치를 높여 잡고, 수익성 위주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상선 48척과 특수선 2척을 합쳐 총 50척, 89억3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연간 목표 달성률은 91.6%를 기록했으나, 2024년 수주 실적(38척·76억7000만달러)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발판 삼아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조선·해양플랜트 합계)를 177억4500만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97억5000만달러·엔진기계 제외)보다 82%가량 상향된 수치다. HD현대미포 합병 효과와 업황 호조를 반영해 엔진기계를 제외한 조선·해양 부문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수주 목표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총 98억3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전년 실적(89억8000만달러)을 9.5%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마지막 날 7211억원(약 5억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에 성공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의 2025년 누계 수주 실적은 총 43척, 79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나, 전년 실적(73억달러·36척)을 넘어섰다. 연간 목표액인 98억달러 대비 달성률은 80.6%로 마감했다.
한영수 연구원은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며 "올해는 건조 물량 증가와 선가 상승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며 조선사들의 이익 증가 폭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