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차기 사장 선임이 진행 중인 가운데 각 기업 노조가 특정 후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는 일부 인사에 대해 사장이 되기에 전문성이 부족하고, 정치권에서 온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11일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 차기 사장 후보는 한수원 출신 4명과 한전 출신 1명 등 총 5명으로 압축됐다. 후보자는 ▲전휘수 전 한수원 발전부사장 ▲김범년 전 한전KPS 사장(전 한수원 발전부사장) ▲조병옥 전 한수원 품질안전본부장 ▲이종호 전 한수원 기술본부장 ▲김회천 전 남동발전 사장(전 한전 경영관리부사장) 등이다. 후보자 명단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 넘어간 상태다.
한수원 노조는 전휘수 전 부사장이 사장 공모에 지원해 공운위 심사 대상으로 올라간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 후보는 고리본부 1발전소장, 월성본부장 등을 거쳤다.
노조 측은 문재인 정권이 탈원전 정책 일환으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시 부사장이었던 전 후보가 경제성 평가 조작에 일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한수원 이사회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열었다.
전휘수 후보는 노조 주장에 대해 "월성 1호기 영구 정지 결정 당시 발전본부장 겸 부사장이었는데, 경제성 평가는 담당 업무가 아니었다. 기술 본부에서 독립적으로 진행한 업무여서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필요하다면 노조와 언제든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다.
한국가스공사 노조도 사장 후보자에 반대 의견을 냈다. 현재 가스공사 사장 후보는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16~18대) ▲고영태 전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 ▲김점수 전 가스공사 본부장 ▲이승 전 가스공사 관리부사장 ▲이창균 전 KOLNG 지사장 등 5명이다
노조는 정치인 출신인 이인기 후보에 대해 업무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보수 정당 원로인 이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되며 현 정권과 연을 맺었다. 노조는 이 후보가 국회의원 재임 기간 대부분을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했기에 천연가스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낮다고도 우려한다.
이어 가스공사 출신인 이승 후보에 대해선 조직 문화를 저해하고 노사 관계를 파탄 낸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김점수 후보는 공공성, 공익 가치보다 개인의 경력 관리와 외부 평판을 우선시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고영태, 이창균 후보는 눈에 띄는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사장으로서 부적합하다고 주장한다. 결국 노조는 모든 후보를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사장이 새로 올 때마다 적격 여부를 두고, 노조가 기싸움을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재명 정부가 노조 편을 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 최근에는 반대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 가스공사 사장은 이르면 이달 말 선임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9월 황주호 전 사장의 사표가 수리된 후 전대욱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달 8일 자로 3년의 임기가 끝났으나, 차기 사장 선임 절차가 끝날 때까진 직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