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091810)이 국적항공사 2위 자리를 노리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받고 있는 운임 규제가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항공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이 운임을 올리지 못하는 만큼 같은 노선에서 경쟁하는 티웨이항공도 운임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이 운항하는 중·장거리 노선 공시 운임은 일반석 왕복을 기준으로 평균 290만원이다. 자그레브·바르셀로나·파리·푸랑크푸르트·밴쿠버 노선은 297만원, 로마 노선은 257만원이다.
공시 운임은 국토교통부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등록하고 운영하는 가격이다. 항공사들은 통상 공시 가격을 기준으로 할인해 좌석을 판매하기 때문에 공시 가격이 항공사가 노선에 부과하는 최고액 역할을 한다.
대한항공의 인천~밴쿠버·로마·바르셀로나·파리·프랑크푸르트 노선의 일반석 평균 공시 운임은 370만원이다. 티웨이항공의 같은 노선 운임 평균보다 27.9% 높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 승인된 2024년 말부터 10년 동안 평균 운임을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하는 것이 금지됐다. 항공 수요가 늘더라도 운임 기준치를 높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중·장거리 노선 항공편 가격이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등 LCC에 비해 낮아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지난해 3월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출발 기간이 임박한 미주·유럽 노선 항공권을 LCC보다 소폭 낮은 가격인 50만~60만원대에 판매했다. 당시 1월 성수기에 운임을 높였던 대한항공이 평균 운임을 낮추기 위해 저가로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형 항공사의 운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노선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2024년 2분기 유럽 노선을 운영한 이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2024년 2분기 21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흑자(200억원)에서 적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29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예매한 항공편도 대형 항공사 항공편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이를 바꾸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난다"면서 "티웨이항공이 제2 국적사 위치를 공고히 하려면 결국 중·장거리 노선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대형 항공사와도 가격 경쟁을 해야 한다면 애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티웨이항공은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라 유럽 푸랑크푸르트, 로마, 파리 등의 운수권을 이관 받으면서 61개의 국제선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수치인데, 티웨이항공이 받게 된 인천~자카르타 노선 운항을 시작하면 앞서게 된다. 대한항공은 200여개에 가까운 국제선 노선을 운영하고 있고, 진에어(46개)·제주항공(43개)·이스타항공(32개) 등이 티웨이항공의 뒤를 잇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대형사의 운임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시장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며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