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정부가 테멜린 지역에 새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 일정을 논의하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원전 수주 경쟁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원전 수주 기회가 열리면서 한수원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가 수십조 원의 잭팟을 한 번 더 터뜨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현지 시각) 카렐 하블리체크(Karel Havlíček) 체코 부총리 겸 산업부 장관은 체코 CTK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쯤 테멜린 지역에 신규 원전 2기 건설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하블리체크 장관은 "테멜린에 신규 원전 2기를 짓지 않으면 에너지 자급이 불가능하다"며 "현재 에너지 수지를 따져봤을 때 추가 원전 건설이 승인되지 않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규 원전 2기 건설이 승인되면, 기존 계약에 따라 한수원의 수주가 유력하다. 지난해 체코 신규 원전 발주사인 두코바니Ⅱ 원자력 발전소(EDU Ⅱ)는 한수원과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향후 테멜린 지역에 원전 2기를 추가로 지을 경우, 해당 사업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한수원에 제공하는 옵션이 포함됐다.

두코바니 원전 2기 사업비는 약 26조원이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테멜린 신규 원전 2기 사업비는 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옵션이 한수원의 추가 수주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하블리체크 장관은 "프랑스, 미국 등 다른 기업에서도 테멜린 신규 원전 건설 제안서를 받아 조건을 확인하고자 한다"며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테멜린 신규 원전은 두코바니 프로젝트처럼 공개 입찰이 아닐 수 있다고도 했다. 체코 정부는 2022년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관련 국제 공개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전에는 한수원,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가 참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결국 한수원이 두 회사를 제치고 지난해 6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원자력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테멜린 신규 원전 2기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수원이 가격,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기존 계약에 우선 협상권 옵션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지식재산권(IP) 합의에 따라 유럽 원전 시장은 웨스팅하우스가 맡기로 했으나, 체코는 기존 계약으로 제한받지 않는다.

한수원 장점은 정해진 시간과 예산 안에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이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대비 원전 사업비도 50~60% 저렴하다.

다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에 투입되는 보조금을 조사하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체코 정부는 EDU II 컨소시엄에 저리로 대출을 제공하고, 해당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에 대해 40년간 최소 가격을 보장하기로 했다. 집행위원회는 체코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이 EU의 국가보조금 규정에 부합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위반으로 결론 나면,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