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은 31일 독보적 기술과 두려움 없는 도전, 건강한 조직으로 내년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 가자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3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미국의 관세 확대 움직임 속에서 세계 경제는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고,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 역시 여전히 진행 중이며 주요 경쟁국들은 기업 간 합종연횡을 통해 몸집 불리기와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올해의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31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HD현대 제공

정 회장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 국내 기업 가운데 다섯 번째로 시가총액 '10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HD현대가 '시장에 신뢰를 주는 기업', '대한민국 경제에 꼭 필요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은 이미 수주량 등 양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를 앞서 있으며, 이제는 품질과 기술력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거센 추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대응 방안으로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 '두려움 없는 도전', '건강한 조직'을 언급했다.

그는 "기술적 우위는 결코 영원하지 않다"면서 "과감한 혁신을 통해 품질과 성능, 그리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되,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 기술을 끊임없이 만들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그룹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AI, 자율운항, 연료전지, 전기추진, 배터리팩, 로봇, 소형모듈원자로(SMR), 해상풍력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원천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상용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두려움 없는 도전'의 사례로 허허벌판이던 바닷가 백사장에 조선소를 세우고, 동시에 두 척의 초대형 유조선 건조에 나섰던 일을 언급했다. 또 "사우디 주베일항만 공사에서도 우리는 10층 건물 높이의 자켓을 1만 km가 넘는 해상을 통해 운반하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선택을 해왔다"면서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을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그것을 주저 없이 논의하고 실행해 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또 강한 조직은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구성원들이 일에 몰입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이라며 "먼저 앞장서서 듣고, 소통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그룹의 핵심 가치인 안전을 강조하며 "우리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과감한 혁신과 두려움 없는 도전을 향한 우리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HD현대가 '가장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임직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