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079550)이 'LIG 디펜스 앤드 에어로스페이스(LIG Defence & Aerospace)'라는 이름으로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 등으로 유도 무기 분야에서 입지를 쌓은 LIG넥스원이 에어로스페이스를 사명에 넣으면서 위성 등 우주 산업 분야로 사업을 더욱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내년 창사 50주년을 맞아 새 단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명 변경 추진도 그 일환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5월 상표 등록을 접수했고, 지난 9월 'ligdna'로 된 인터넷 홈페이지 등록도 마쳤다. 다만 사명 변경 신고 절차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방위사업법 35조에 따라 방산업체가 되려면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후 방산업체 지정서가 발급되는데, 지정서 내용이 바뀔 경우 산업부에 신고해야 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고,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내년 창사 50주년을 맞이한다. LIG넥스원의 모태는 1976년 창립한 금성정밀공업이다. 금성사는 당시 자주국방 체제 구축이란 국가 기조에 따라 방위산업 분야에 진출했고, TV와 라디오를 만들며 확보한 전자 기술을 토대로 함정용 레이더와 유도무기 개발을 시작했다. 1990년대 LG정밀, 2000년 LG이노텍이었다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LIG그룹이 2004년 LG이노텍 사업부를 인수해 넥스원퓨처스로 출범했고, 2007년 LIG넥스원이 됐다.
내년 50주년을 맞는 LIG넥스원은 넥스원 대신 '디펜스'와 '에어로스페이스'를 사명에 넣어 리브랜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IG넥스원은 우주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데 공을 들여왔다. 2020년대 들어 각종 대학교와 산학협력을 맺었고, 지난해에는 감시정찰(ISR) 분야 위성 설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해외 위성영상 분석 기업에 투자도 단행했다. 또 631억원을 들여 대전 하우스에 위성·레이저 체계조립동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 공장은 지난 10월 준공됐다.
그 결과 LIG넥스원은 지난 4월 고도 3만6000㎞ 상공에서 한반도 주변의 기상을 관측하는 '천리안 위성' 5호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에서 LIG넥스원은 위성 시스템과 본체, 탑재체 개발을 맡는다. 지난 10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선 고해상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등을 전시하며 위성 사업을 강조한 바 있다.
방산업체들이 우주 분야의 사업을 키우는 건 LIG넥스원 만의 전략은 아니다.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군의 425 정찰위성 사업 등 다수 위성 발사에 참여했고, 한화시스템(272210)도 SAR 위성과 초소형 위성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업계의 움직임은 무인기 조종을 위한 위성 통신 등 전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위성 기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성과 발사체 분야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