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싱크탱크인 SK경영경제연구소의 수장(首長)을 1980년대생의 외부 인사로 교체한다. 또 그룹 전체적인 구조조정 조치에 따라 연구소 인력도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축하고, AI 관련 정책에 대한 연구 비중은 늘리기로 했다.

22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SK그룹은 내년 1월 1일자로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을 SK경영경제연구소의 신임 소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박 연구원은 이미 SK경영경제연구소 임원진,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취임 이후 연구소 운영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경영경제연구소의 신임 소장으로 내정된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서장. /신한투자증권 제공

1982년생으로 중국 푸단대 세계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연구원은 금융투자업계에서 대표적인 '중국통(通)'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하이법인, 하이투자증권을 거쳐 2015년 신한투자증권에 합류해 해외주식 파트장, 투자전략부 부서장을 지냈다.

SK그룹이 싱크탱크의 수장을 1980년대생의 외부 인사로 교체한 것은 그룹 전체적으로 진행 중인 인적 쇄신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SK가 이달 초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총 85명의 신규 선임 임원 중 20%에 해당하는 17명이 1980년 이후 출생자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류병훈 전 SK하이닉스 부사장도 1980년생이었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SK경영경제연구소에 소속된 임직원 수도 기존 40여명에서 3분의 1에 해당하는 15명 안팎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던 연구소의 기능도 글로벌 경제와 정책 동향 분석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를 떠나는 인력들은 각 계열사의 다른 직무로 배치되지만, 일부는 SK텔레콤(017670) 산하 AI정책연구소로 갈 예정이다. 이는 SK그룹이 차세대 먹거리로 주력하고 있는 AI 분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하기 위한 결정인 것으로 풀이된다.

SK경영경제연구소의 소속도 바뀐다. 지금껏 SK경영경제연구소는 SK텔레콤에 소속된 조직으로 운영돼 왔지만, 내년부터 SK하이닉스(000660) 산하로 옮겨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에 속하기 때문에 최근 글로벌 경제와 정책 동향에 대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며 "SK경영경제연구소의 운영을 맡은 것도 이를 위한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목적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